[종합]文 대통령 '좀스럽다' SNS 후폭풍…野 '국민에 대한 겁박' 비판

문 대통령, '농지법 위반' 野 주장에 "좀스럽다"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 참석, 축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사저 농지 매입 관련 논란에 대해 "좀스럽고 민망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가운데 14일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큰 상태에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께서 페이스북에 뜬금없이 올린 글을 보면서,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깊게 파인 거대한 골짜기가 느껴진다"며 "대통령의 진노에 국민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이건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통령 사저 건축과 관련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며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라. 좀스럽고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가족이 진행하고 있는 농지 구입, 용도 변경 모두 다 불법"이라며 "10여년 영농했다면 비료비, 농약비, 종자비, 묘목비 같은 영농 관련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대통령 사저에 경호 시설이 포함돼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한다는 건 틀린 이야기다. 경호법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10년이면 끝난다"며 "10년 후에는 양산 사저를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이야기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는 지금 1000평 조금 넘는 대통령 사저 내가 법대로 짓는데 왜 시비냐고 화를 낸다. 지금 국민은 LH공사가 벌인 광범위한 부동산 투기에 분노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지금 선거 앞두고 좀스럽게 퇴임 후 사저 이야기나 할 때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전날에도 야당의 비판 공세는 이어졌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LH 불법 투기 의혹으로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국토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LH 간부는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며 "그런데 이 와중에 대통령은 본인 사저 부지에 대한 야당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발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농업 경영에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 소유를 금지한 농지법이 있기에 누구라도 갸우뚱할 '대통령의 11년 영농 경력'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농지를 산 지 9개월 만에 대지로 전환한 것 또한 LH 직원들이 비난받는 이유와 다를 바 없다. 일반 국민에겐 어렵기만 한 형질 변경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감정적 분노를 거두고 직접 국민 앞에 나서서 소상히 설명하면 될 일"이라며 "대통령의 말대로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을 "감정조절 장애에 걸린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그렇게 가혹했던 문 대통령이 본인의 허물을 지적하는 비판을 곱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조절 장애 증상을 보이는 것이 민망하고 난감할 따름"이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비판이 좀스럽다는 대통령, 참 걱정이다. 대통령이 자기 감정 다스리지 못하면 국민만 힘들고 불행해진다"며 "농민도 아니면서 11년 영농인이라면서 농지 구입하신 건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생 주거 목적이니 괜찮다는 건 부동산 감수성이 한참 떨어지는 말씀"이라며 "대통령께선 이런 좀스러운 비판이 불쾌할지 모르지만 국민은 천불이 난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말 실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LH 불법투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국토부 장관은 사표를 쓰고, LH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 대통령은 본인의 사저 부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두고 '좀스럽다'고 짜증을 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허탈과 분노를 달래줄 대통령의 공감, 사과, 위로의 말을 기대했다"며 "그런 국민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고작 본인 소유 부지에 대한 원색적인 분노의 표출인가. 자신의 일에는 저렇게 화를 내는데 국민의 분노는 왜 공감하지 못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이 퇴임 뒤에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사저를 새로 마련해 지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사비로 매입한 사저 부지는 2630.5㎡(795.6평) 규모에 달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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