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한번 더 김정태…안정 택했다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올라
'포스트 김정태' 찾기 과제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년 더 하나금융을 이끈다. 김 회장은 그간 꾸준히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안정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대내외 여론에 따라 임기 연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다만, 내규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남은 1년 간 시급히 ‘포스트 김정태’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군(숏리스트)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뒤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다음 달 이사회 보고와 정기 주주총회 등 절차가 남았지만, 실질적으로 연임이 확정된 것이다. 김 회장은 라응찬 전 신한지주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4연임을 이루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회장 후보군에는 김 회장을 비롯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었다.

김 회장은 회추위 결정 직후 "그룹의 조직 안정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번 선임 이후 지속적으로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최근 자회사 임직원들에게는 "내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내용의 강연을 이어왔다. 김 회장이 공식·비공식적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올해 들어 확인된 것만 10여 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사들이 소송 및 금융당국의 징계 등 법률 리스크를 안게 되자 김 회장이 연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게 됐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인 지난해 사상최대 당기순이익(2조6372억원)을 기록하는 등 탁월한 실적도 연임에 한 몫을 했다. 또 2017년 연임에 반대했던 금융당국도 이번에는 용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준 것도 긍적적으로 작용했다.

25일부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가동으로 체제 정비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짧은 임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회장의 나이 제한 규정(70세)을 담은 하나은행 내규를 반영해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은 앞으로 1년만 연임하고 물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김 회장에게 부여된 과제가 ‘포스트 김정태’ 찾기라는 전망이 나온다. 후계자 찾기의 첫 걸음은 이날 시작되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다.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11개사 CEO 임기가 다음 달로 종료된다. 4인으로 구성된 임추위엔 김 회장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금융권에서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이진국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의 교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 행장의 후임으로는 이번 회추위에 이름을 올린 박성호 부행장의 선임이 유력하다. 박 부행장은 이번 회장 추천 과정에서 가장 ‘깜짝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 부회장과 지 행장을 제치고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박 부행장은 하나은행의 전신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후 34년간 ‘하나맨’의 길을 걸어온 인물로 ‘하나가 키운 인물’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 ‘세대교체’의 선봉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나금투 대표로는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중국 최대 민영투자그룹인 중국민생투자 총괄부회장과 베이징대 고문교수 등을 거친 금융권의 손 꼽히는 국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임추위에서 추천받은 후보는 각사 임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내달 주총에서 최종 선임된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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