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출생〈사망 '데드크로스'

통계청 '2020 출생·사망통계(잠정)' 발표…韓출산율, OECD 부동의 '꼴찌'

[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지난해 한국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줄며 본격 '인구 축소 시대'에 진입했다. 해마다 '역대 최저치'를 경신해 온 연간 출생자 수가 결국 사망자 수보다 아래로 내려가면서 전체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이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 규모는 -3만3000명으로, 지난해(7600명)보다 4만명이 줄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 당 자연증가를 나타내는 자연증가율도 -0.6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0.7명 줄었다.

이는 출생자 수가 꾸준히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연간 출생자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 대비 10%나 줄었다. 연간 출생자 수가 30만명 이하로 내려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7.4%)에 비해 감소 폭도 확대됐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로 전년(0.92)보다 0.08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도 5.3명으로 전년보다 0.6명 줄었다.

이 같은 한국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꼴찌에 해당하는 수치다. OECD국가 중 출산율이 1명 이하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연령 별로 살펴보면,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은 30대 초반(30-34세)이 79명으로 가장 높고, 이어 30대 후반(35-39) 42.3명, 20대 후반(25-29) 30.6명 순이다. 그러나 이처럼 출산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에서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전년 대비 -7.2명을, 20대 후반은 -5.1명, 30대 후반은 -2.7명 순으로 줄었다.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전년 대비 0.1세 많아졌다.

시기 별로도 지난해 12개월 모두 전년 대비 출생아 수가 줄었다. 전국 모든 시도에서 출생아 수가 줄었고, 감소 폭으로는 대구 -15.3%, 인천 -13.3%, 경남 -12.5% 순이었다. 절대 출생아 수는 경기가 7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4만70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운 출생아 수와 달리, 지난해 연간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 대비 3.4%(1만명) 늘었다. 인구 1000명 당 사망자 수를 보여주는 조(粗)사망률은 5.9명으로 전년 대비 3.4%(0.2명)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20대'와 '60대 이상'에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남녀 모두 80대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를 계기로, 향후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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