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일본 매체 '아사히신문'이 최근 한국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다만 이 매체는 한국의 투자 열풍이 과거 일본의 경기 과열을 불러온 '거품 경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며, 조정 시기가 오면 젊은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사히신문은 9일(현지시간) "한국의 주가는 코로나19 재난 중에서도 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호황의 주역은 '동학개미'라고 알려진 신조어로 불리는 젊은 투자자들"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주식 투자 열풍의 실태와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매체는 한 전자부품 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남성 A (28) 씨 사례"를 들기도 했다.
A 씨는 근무 중 컴퓨터로 업무 관련 이메일을 확인하는 척하면서, 투자할 기업 정보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아사히에 "상사 눈을 피해 모두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적은 월급으로는 아파트는 물론 자녀 교육비도 댈 수 없는 현실이라, 주식투자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저금리 시대에는 저축도 의미가 없다"며 "지난해 1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해 지난 1년간 800만원의 수익을 벌었다"고 밝혔다.
아사히는 중소기업 직원뿐 아니라, 서울 소재 유명대학을 거쳐 재벌기업에 취직한 젊은이들도 주식투자에 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오전 9시 주식 거래가 시작되면 젊은 사원들이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 현상이 언론에서 다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아사히는 한국의 주식 시장이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를 기록해 역성장했을 뿐 아니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업계 신년회에서 "잠재적 위협이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현재 한국 상황이 1980년대 일본의 이른바 '거품 경제'를 닮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 "현 한국 상황이 거품경제가 절정을 이뤘던 1980년대 일본을 닮았다"며 "언젠가 거품이 터지면 젊은 층의 피해는 특히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