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올랐다'…치솟는 운임에 커지는 물류대란 우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무역불균형에 따른 운임 폭등이 글로벌 물류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컨테이너가 없어 발이 묶인 화주들이 웃돈을 지불하며 운임 상승폭을 키우면서 운임이 최대 4배 가량 뛴 노선도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발 북유럽 노선의 운임은 전년대비 264%,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해안으로 가는 운임은 145% 상승했다. 마크 예거 레드우드 로지스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발 미국, 유럽연합(EU) 노선의 경우 지난해 저점 대비 300%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가 아닌 단기 운임의 경우 상승폭이 더 커 전년 대비 운임이 400%까지 뛴 노선도 있다"고 덧붙였다.

운임 강세는 무역 불균형에서 비롯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무역 위축 속에 중국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며 중국발(發) 선복량만 늘고 있어서다. 이같은 수급 불균형은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중국발 수출 컨테이너가 도착지인 미국·EU에서 하역한 뒤 돌아올 화물을 채우지 못해 각국의 항만에 발이 묶인 것이다. 이렇게 미국과 EU 각국 항만에 갇혀있는 컨테이너가 총 1억80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화물 무역이 순증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169억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19와 계속된 이동제한령이 방역용품과 재택용 전자기기 수요에 불을 붙이면서 중국 수출물량 급증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때 신규 컨테이너박스의 제작이 올스톱되면서 운임 상승을 부추겼다.

가구업체 이케아의 싱가포르사업부는 "글로벌 운송 위기가 시작됐다"며 "전세계적으로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선적 컨테이너 부족과 각국 항만의 혼잡도 증가 등이 위기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케아는 싱가포르에서 판매되는 8500여종의 제품 중 850여종(약 10%)이 운송 지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운임 급등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예거 CEO는 "많은 기업들이 프리미엄 운임을 지불해야 할 지 운송을 미뤄야 할 지 고민에 빠졌지만, 결국 운임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컨테이너 박스 수급 불균형과 항만 적체 악화로 운임 안정화가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 춘제를 앞두고 있어 운임 상승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상하이국제해운센터는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글로벌 운임 상승은 향후 3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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