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감시위 독립활동 보장'…옥중서도 재확인한 이재용

재판 이후 준법감시위 첫 메시지 주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 나흘 만인 21일 내놓은 첫 메시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향했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상의 의사 결정이 아니라 ‘준법 경영’을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다. 이는 삼성의 준법감시위 설치가 단순히 재판을 위한 일회성 용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앞으로도 준법 경영을 최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총수의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준법감시위는 향후 거취와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아왔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로부터 "준법 감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고 준법감시위와 협약을 맺은 7개 회사 외의 회사에서 발생할 위법행위 감시 체계가 확립되지 못했다"고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는 지난해 2월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 조직으로 구성, 출범했지만 이 부회장 구속과 함께 실효성·지속 가능성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재판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준법감시위를 찾아 "독립성과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옥중에서도 재확인하면서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전했다. 2017년 2월 구속됐을 당시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과 달리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내놓으면서까지 이른바 준법감시위 '무용론'을 불식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 이후 처음으로 이날 한자리에 모인 준법감시위원들이 내놓을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준법감시위는 이날 회의에서 대외 후원금 지출, 내부거래, 신고 제보 등 기존 감시 업무를 보고한 뒤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별도 의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발표한 준법 감시 리스크 유형화를 위한 용역 발주와 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 감시 강화 등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정기회의도 위원들이 '마라톤 회의'를 이어간 만큼 이번에도 장시간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내놓은 준법 경영 관련 입장문 외에 현재까지 구속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을 당시에는 당일에 삼성그룹 60개 계열사 사장들이 삼성 사내망에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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