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능선 넘은 항공통합, 메가캐리어 가시권…남은 변수는

공정위 등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과정 남아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01.06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 개정안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면서 항공통합이 8부 능선을 넘게 됐다. 이밖에 국내ㆍ외 기업결합심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등이 마무리되면 오는 6월 말 '메가캐리어'가 본격 등장할 전망이다.

8부능선 넘은 항공빅딜…메가캐리어 가시권= 대한항공의 발행주식 총수 한도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필요조건이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는데, 이를 위해 1억7360만주를 추가발행 해야 했다. 이 경우 기존 유통주식(약 1억7420만주)과 신주의 총합이 기존 발행주식 총수 한도(2억5000만주)를 초과하게 돼 이 규정을 손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정관 개정안 통과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우선 지난달부터 기획, 재무, 여객, 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으로 꾸려진 인수위원회를 구성, 현재 아시아나항공 전반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오는 3월 중순까지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 할 인수 후 통합(PMIㆍPost Merger Intergration) 계획 수립을 마무리 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3월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2조5000억원을 확보한다. 대한항공은 이 중 1조5000억원을 오는 6월 아시아나항공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투입,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확보해 인수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진에어ㆍ에어부산ㆍ에어서울 등 3개 저비용항공사(LCC)간 통합, 지상조업사 등 관련 계열사 통합 등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최소 1~2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합 과정을 거치면 국제선 여객부문 세계 10위, 화물부문 세계 3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당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추가적 자금수혈 등이 불가피하겠지만, 백신 수송 등 화물부문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변수 국내ㆍ외 기업결합심사= 남은 마지막 관문은 국내ㆍ외 기업결합심사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선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최소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4개 국가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각 국에 기업결합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독과점 우려는 적지 않다. 통합항공사의 인천국제공항 슬롯(SLOTㆍ시간당 이착륙 횟수) 점유율은 38.5%에 그쳐 기우라는 게 산업은행과 회의의 설명이지만, 미국, 유럽 등 주요 장거리 간선 노선에서는 독과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통합항공사가 일부 노선에서 점유율을 독점화 할 우려에 대해 공정위의 면밀한 심사가 요구된다"면서 "예컨대 양사가 높은 슬롯 점유율을 확보하는 노선에 대해선 비계열사 LCC에게 운수권이나 슬롯을 양도ㆍ조정해 경쟁을 활성화 하고 소비자 편익을 도모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실제 미국에서도 경쟁당국이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즈 합병시 일부 슬롯을 타 항공사에 양도토록 명령한 사례도 있다.

업계에선 해외에서 진행된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에 비토한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승인 자체엔 중대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규모의 혈세투입 없인 아시아나항공 회생은 어렵다"면서 "이번 결정은 산업은행이나 회사에 모두 윈윈(win-win)인 조치로, 경쟁당국도 이를 감안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