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안보고서]'가계·기업 신용위험 저평가…신용손실 67조 달할 수 있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고, 막대한 유동성에 기업들의 주가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신용위험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밑돌고 실물-금융간 격차가 조정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가계·기업 신용손실이 67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4일 국회에 제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경기회복 지연 등이 부문별로 미치는 영향을 담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소개했다. 한은은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밑도는 가운데, 신용경계감이 확대되며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조정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테스트 결과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신용손실 규모가 6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예상대로라면 32조원 규모일 신용손실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기업대출 부실이 가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산가격 하락과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금융기관 자본비율도 상당 폭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이 설정한 시나리오 상에서 기업대출의 경우 부도율이 1.36%에서 2.29%로 0.9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손실도 기존 21조3000억원 규모에서 48조1000억원으로 26조8000억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다. 가계대출 부도율은 충격 전 0.96%에서 1.32%로 오르고, 신용손실도 13조5000억원에서 18조7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빚을 갚지 못해 나타날 손실이 커진다는 얘기다.

금융기관의 경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더라도 규제 수준은 맞출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증권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본비율은 상당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나 보험사의 경우 보유자산 중 유가증권 비중이 50~60% 수준으로 높아 금융시장에 충격이 오면 타 업권에 비해 시장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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