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빚잔치에…잠재 금융취약성 '주의' 단계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끝날 줄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의 잠재 취약성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에는 국내 기업 5곳 중 1곳은 한계기업으로 전락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신(新) 금융안정지수(FSI-Q)가 70.1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3분기(72.3)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64.1 수준이던 FSI-Q는 올해 1분기 68.2를 기록한 뒤 2분기엔 70을 넘어섰다. 올해 한은이 처음 개발한 FSI-Q가 66을 넘어서면 '주의' 단계, 81을 넘어서면 '위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 관계자는 "큰 폭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커졌다"며 "부동산시장의 위험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가계ㆍ기업 부문의 부채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2분기 금융 여건을 반영해 예측한 향후 1년간 GaR(Growth-at-risk)는 -4.5%(연율 기준)로 1년 전(-3.0%) 대비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GaR는 현재 금융 여건하에서 발생 가능한 미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중 하위 5% 분위에 해당하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한은은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비중은 올해 21.4%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 5곳 중 1곳은 한계기업으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계기업은 5033개에 달한다.

지난해 말 한계기업 비중은 14.8%로, 1년 만에 6.6%포인트나 비중이 늘어나는 셈이다. 한계기업들이 진 빚은 올해 17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0조1000억원이나 늘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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