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로나發 위기 IMF보다 심각...공급망 대안 디지털서 찾아야'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감염병 위기 때는 소비 심리 위축만 있었을 뿐 공급망 타격은 크지 않아 회복이 가능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다르다. 전 세계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공급과 소비 모두 위축되고 있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전무)은 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과거 경제 위기와 비교해도 코로나발(發) 팬데믹은 차원이 다르다는 게 김 전무의 견해다. 그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는 일부 국가만 위기에 빠져 회복이 빨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가 국가간 협력을 강화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는 전 세계가 겪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갈등,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합의 없이 EU 탈퇴) 등 자국 이기주의와 함께 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차원이 다른 팬더믹, 최악의 위기"

김 전무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가 맞물려 글로벌 공급망이 향후 국가별, 지역별 체계로 쪼개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례로 올해 초 현대차와 쌍용차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산 부품(와이어링) 조달이 안돼 자동차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그는 "고급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소비와 투자 위축, 수출 감소, 고용 감소 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경기침체는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에서 -1.3%로 내렸다.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2차 오일쇼크인 1980년(-1.6%),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다. IMF도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5G로 성장동력 확보해야

김 전무는 전무후무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해법으로 규제 완화 등의 경제체질 개선과 함께 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5G 통신망 조기확보를 필수적이라고 꼽았다. 특히 5G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로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025년까지 약 200조원의 5G 망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 미국이 5G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예로 들었다.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주파수 할당 정책이나 투자 유인 제고 등에 있어서 기업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제조업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위한 종합적인 인센티브 강화, 5G 스마트공장을 활용한 첨단산업 중심의 기업유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로 생산기지를 유턴하는 기업들에게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제도, 재정 측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통해 효율성을 보완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김 전무는 "리쇼어링 과정에서 클라우드, AI, 5G,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업 생산성 향상과 제품의 수출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무는 일자리 창출이 AI교육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비대면 경제가 일자리를 증발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그는 "기술 변화가 빨라 새로운 업에 진입하지 못하는 개인들에게는 실직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19세기 초 러다이트(기계파괴) 운동에서 보듯 역사적으로 기술발전은 적어도 일자리를 줄이지 않았다. 기술 변화가 빠를 때는 개인이 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산업혁명 이후 교육이 기술을 따라잡아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 처럼 디지털 시대에도 AI를 활용한 재교육, 전환교육이 일자리 창출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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