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코로나19, 얼마나 떠다니나' 측정기술 개발

장재성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공기중 바이러스 진단기술 개발
전기식 장치로 바이러스 포집해
종이 면역센서로 신속·정확하게 진단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같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의 양을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바이러스의 양을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할 수 있어 공공안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성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기적 힘(전기장)을 이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농축할 수 있는 장치와 농축된 바이러스의 양을 신속히 측정할 수 있는 종이 센서 키트로 구성된 바이러스 검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장 교수의 연구 논문은 환경과학기술에 24일(현지시간) 실렸다.

공기 중 바이러스 포집

바이러스 농도 측정 모식도(개발된 시스템의 구조)

연구팀은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손상 없이 채집해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손상 없이 채집하는 전기식 바이러스 농축기를 개발했다. 정전기력을 활용해 바이러스를 포집하는 기술이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공기 중 비말보다 더 작은 1미크론(㎛, 1㎛는 100만 분의 1m) 미만의 작은 바이러스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전기장이 바이러스 일부에 변성을 일으키긴 하지만 바이러스 속 핵단백질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냈고 이를 농축기로 구현해냈다. 진단에 필요한 핵단백질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포집방법이라 판단해 장치로 구현한 것이다.

기존 공기 중 바이러스 채집 기술은 진공 청소기처럼 공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채집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장재성 교수는 "입자를 가속시킨 뒤 고체 배지나 액체에 충돌시켜 바이러스를 채집하는 '관성 충돌 방식'은 0.03~0.1㎛의 미세한 입자는 10%도 못 잡아낸다"라며 "이번에 개발된 방식은 1㎛ 미만의 입자도 99%이상 잡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진단, 향후 공기 속 코로나19 양도 측정 가능

장재성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또한 연구팀은 면역 센서를 활용한 바이러스 검출시스템도 개발했다. NP-Ab(항체)로 기능화된 종이 면역 센서를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장치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전기식 바이러스 농축기와 검출시스템을 통해 A형 독감 바이러스(A H1N1)를 검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 바이러스의 상대농도는 80.7%로 나타났다. 이는 qPCR(76.8%) ELISA(84.7%)과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다.

장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록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1N1)에 대해서만 실험을 진행했지만 비슷한 크기와 구조, 똑같이 외피를 가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사용 가능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실험하기 위한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이에 대한 실험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더 많은 공기를 뽑아들일 수 있는 농축 장치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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