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1위 비결은 '경비 아저씨'

25개 지점에 1900개 회사·1만7000명 입주…패스트파이브 김서윤 이사

김서윤 이사

25개 지점을 이용하는 1900개 회사, 입주 멤버 수는 1만7000명. 2015년 설립된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가 현재 받아든 성적표다. 특히 공실률은 3% 정도로, 20%를 웃도는 업계에서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가 지점 수, 공실률 등에서 공유오피스의 대명사 격인 위워크를 제치고 국내 1위로 올라서며 지난해까지 연평균 157%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배경에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있다. 이들이 공유오피스 운영에 있어 해외기업이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을 채워주며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30일 김서윤 패스트파이브 운영본부 이사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전체적으로 70여명, 작은 지점은 한 명부터 많은 곳은 다섯 명까지 근무하며 1인당 250명의 멤버를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파이브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공유오피스 공간과 이를 이용하는 멤버, 제공되는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세일즈와 운영 담당자가 따로 있는 다른 공유오피스와 달리 패스트파이브에선 커뮤니티 매니저가 세일즈부터 운영, 유지까지 각 지점을 총괄 관리한다. 입주 기업이 오피스 사용에서 부딪히는 각종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도 커뮤니티 매니저의 몫이다. 다른 곳에선 복잡한 프로세스로 문제 해결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패스트파이브에선 커뮤니티 매니저가 신속하게 불편을 해소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김 이사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일은 프로세스 지향적이 아니라 고객 지향적"이라며 "예를 들어 인근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재택이 불가능한 입주 회사가 불안해하자 다른 건물에 공간을 마련해 셧다운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여러 사람이 오피스를 공유하는 만큼 멤버들의 편익이 상충하기도 한다. 커뮤니티 매니저가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해 "시위 소음 등 장기간에 걸쳐 접근해야 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객만족팀을 별로로 두고 대응하고 있다"며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해서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파이브에서 커뮤니티 매니저 제도가 정착하는 데는 김 이사의 역할이 컸다. 사업 초기 그는 자질구레한 문제들을 직접 공구를 들고 해결하며 명함도 '경비아저씨'라고 인쇄했다. 김 이사는 "처음에 의자, 에어콘 등 수리를 의뢰하면 시간이 걸리는 것들을 직접 바로바로 처리하며 멤버들이 경비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며 "이때 함께하던 초기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지금 운영팀장 등을 맡으면서 현장에서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매니저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패스트파이브는 현재 25개의 지점 수를 2023년까지 80개로 늘리는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멤버 수는 3만 명으로 늘고 공간은 전용 면적 기준으로 현재 7만㎡에서 26만㎡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新)성장 동력으로 컨설팅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도 추진 중이다. 대형 기업의 니즈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는 '오피스솔루션'이 대표적인 신규 비즈니스 아이템이다. 여기서도 공간을 운영하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이사는 "코로나19 이후 여러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경험하고 거점형 오피스 구축을 추진하면서 함께 하자는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사무 공간의 변화는 문화가 뒷받침 돼야 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 니즈에 맞춰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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