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을 활용해 제조한 금속염 흡착 필터 시제품.(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한국원자력연구원은 8일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 기반 금속염 흡착제 제조기술'을 앱스필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기술이 성공적으로 확대하면 미국, 일본처럼 우리도 섬유의 기능성 가공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원자력연은 정액 기술료 5000만 원과 매출액의 3% 경상 기술료를 받는 조건으로 특허 2건, 노하우 1건의 흡착제 제조기술을 이전한다.
원자력연은 그라프트가 기능이 없는 고분자화합물에 일종의 기능성 가지를 달아줘 다른 고분자화합물을 접목해 여러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선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 화학결합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주로 쓴다. 이젠 국내에서도 그라프트 기술을 활용한 수중 금속염 제거 흡착제를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쓰는 불산은 은이온 등의 금속염 불순물을 제거해야 재활용할 수 있다. 원자력 시설에서도 세슘 등 방사성 금속염을 제거해야 할 때가 있다.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을 통해 제조한 흡착 필터는 수중의 금속염을 효율적이면서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이제까진 수중의 금속염을 제거하기 위해 합성수지의 일종인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해 금속염을 걸러냈다. 이 방법 대로라면 흡착 속도가 느리고 흡착 용량이 적다.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흡착제는 흡착 속도와 용량 모두 기존 방법보다 우수하고 더 효율적이다.
다양한 금속염을 제거하는 데도 기술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고분자화합물이 첨가된 용액에서 용매의 농도를 조절해 고분자화합물의 접목을 간단히 조절할 수 있다. 용매의 농도 조절이 고분자화합물의 가지 개수를 늘리거나 길이를 쉽게 조절하는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자유자재로 추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원자력연은 기술 적용을 통해 다양한 금속염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덕분에 향후 화학, 반도체 공장과 원자력 시설 등 대형시설뿐 아니라 병원, 일반 가정 등 일상에서도 기체 및 액체의 정제, 흡착, 촉매, 추출 등의 다양한 용도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앱스필은 액체 여과용 필터 조립체 및 액체 여과장치 등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원자력연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필터 개발 관련 방사선기술개발사업 기업주도형 과제를 공동으로 진행한 원자력연의 '파트너'다. 앱스필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해당 기술을 활용한 금속염 흡착제를 만드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된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연구원의 기술을 통해 탄생한 금속염 흡착제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플랜트 산업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흡착 필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며 기존에 수입에 의존하던 물량을 상당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