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호기자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 나쁨 단계가 예보된 12일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미세먼지가 수도권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오후에 수도권은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모래알처럼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바람이나 눈, 비를 타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 뿐만 아니라, 육지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유타대학교의 연구진은 지난 14개월 동안 빗물과 공기 샘플을 수집해 연구한 결과에 대해 12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매년 1000톤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미국 서부 11개 보호구역에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페트병 1억2000만개가 넘는 양이다. 연구진은 339개 샘플 중 98%에서 미세 프라스틱을 발견했다. 또 포집된 대기 미립자의 4%가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을 비롯한 서해안 지역으로 안개가 낀 29일 서울 남산 N타워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연구진은 눈이나 비가 오는 상황과 건기를 나누어 표본을 수집했다. 이 결과 눈이나 비에 실린 플라스틱의 입자가 건기에 대기 순환으로 인해 퍼지는 플라스틱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통해 눈이나 비에 실려오는 플라스틱의 경우 도시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폭풍 등에 따라 실려, 주변지역으로 퍼진다는 결론을 냈다. 이어 건기에 운반되는 작고 가벼운 플라스틱의 경우 전 지구적인 대기순환활동과 관련이 있으며, 이동반경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측정된 미세플라스틱의 75%는 건기에 수집한 표본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즈는 이 연구에 대해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에 대한 연구는 더러 발견되지만 어떤 이유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제시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어 "'플라스틱 비'라는 상상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연구"라고 평했다.
과학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아직 미세 플라스틱을 흡입하는 것이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있지 않지만 이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벌레처럼 작은 동물들의 소화관을 막는 것과 같은 심각한 상황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관련해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이 토양이 열을 흡수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으며 이는 그곳에 사는 미생물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생태계를 교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