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인턴기자
지난 17일 2020 K리그1 FC 서울과 광주 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 수십개를 관중석에 앉혀 논란이 불거진 프로축구 FC 서울이 제재금 1억원 징계를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FC서울에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FC서울의 행위에 대해 "K리그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했다"며 K리그에 많은 성원을 보내줬던 여성 팬들과 가족 단위 팬들에게 큰 모욕감과 상처를 줬다"고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리얼돌이 이미 지난해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성상품화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여성을 도구화함으로써 인간 존엄성을 해친다는 비판과 국민적 우려가 있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함께 호흡해야 할 프로스포츠 구단이 리얼돌의 정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경기장에 전시한 것은 K리그 구단이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설명했다.
앞서 FC서울은 지난 17일 무관중으로 열린 광주FC와의 홈 개막전 경기에서 현장감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관중석에 마네킹 수십개를 배치했다.
그러나 중계방송과 사진 등을 통해 해당 마네킹들을 지켜본 팬들이 '성인용품인 리얼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FC서울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에 "기존 마네킹과 달리 실제 사람처럼 만들었지만 성인용품과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마네킹이 들고 있던 응원 피켓에 실제 리얼돌 판매 업체와 리얼돌 모델이 된 인터넷 방송인 이름이 적혀있는 등 관련 정황이 포착되자 구단은 "담당자들이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며 "변명 없이 저희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FC서울은 20일 프로축구연맹의 징계 발표에 앞서 "해당 (마네킹을 제공한) 업체의 기망 행위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며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마네킹 업체와 연락해 업무를 추진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업무 소홀에 대해 대기 발령 등 문책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심려를 끼친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리며, 철저한 내부시스템 진단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