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50㎝ 육박…황교안의 '연비제 폐해' 경고 적중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을 기준으로 한 비례대표제 투표용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투표용지를 비교해 보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4·15 총선에 총 41개 정당이 참여하면서 투표용지가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당명부식 1인 2표제가 도입된 17대 총선 이후 역대 최장 길이로, 비례정당 난립으로 투표용지가 1m를 넘을 수 있다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경고가 맞아들어간 셈이다.

중앙선관위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등록된 정당 51개 중 41개가 지역구·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38개 정당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은 35곳으로 확정되면서 정당투표용지 길이가 48.1㎝ 길이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표란과 구분 칸, 위아래 여백을 포함한 길이로, 20대 총선(33.5㎝) 보다 15㎝ 가까이 길다. 선관위는 정당 수가 23개를 넘어가면 기표란 높이는 유지하되 구분 칸은 0.3㎝에서 0.2㎝로, 용지 위아래 여백을 6.5㎝에서 6.3㎝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번 투표용지는 투표지 분류기에 넣을 수 있는 길이인 34.9㎝를 넘어 수개표가 불가피해졌다.

투표용지가 역대 최장 길이를 기록하게 된 배경에는 정당 지지율이 3%만 넘어도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다. 비례대표를 노리고 위성정당, 군소정당이 난립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1미터 투표지' 가능성을 제기한 황 대표의 관측이 맞아들어간 셈. 황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 로텐더홀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는 내년 4월 15일에 투표용지를 받아들게 되면 (국민이) 바로 아시게 된다. 정당 수가 100개가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100개 정당이 다 들어가면 투표용지 길이만 1.3m나 된다"고 제도의 폐해를 경고한 바 있다.

그가 경고한 대로 100개가 넘는 정당이 등록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투표지 분류기에 다 들어갈 수도 없을 정도로 투표용지가 길어지는 등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가 드러난 셈이다. 제도의 폐해를 경고했던 미래통합당 역시 위성 비례정당 창당에 앞장서며 폐해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한편 투표용지에 실릴 기호는 의석수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이 1번, 미래통합당이 2번, 민생당이 3번을 받았으며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이 차례로 4~6번을 받았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용지에는 기호 3번인 민생당이 첫 순위에 오고,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순으로 기재된다. 기호 1번과 2번인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 7번부터 10번까지는 의석수와 지난 선거 득표율을 기준으로 우리공화당, 민중당, 한국경제당, 국민의당이 배치된다. 국민의당(10번)과 친박신당(11번), 열린민주당(12번)은 의석수가 동일해 추첨으로 기호를 받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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