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삼성 이병철 서예작품 두 배 價 낙찰 '남다른 의미'

케이옥션 경매서 '人材第一' 서예 작품 4000만원에 팔려…시작가 2000만원보다 2배 올라
'코로나19 영향' 전체 경매 낙찰율 67%로 하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쓴 '인재제일(人材第一)' 서예 작품이 지난 25일 케이옥션 3월 경매에서 4000만원에 낙찰됐다.

케이옥션은 '인재제일'의 경매 시작가가 2000만원이었다며 치열한 경합 끝에 두 배 오른 가격에 팔렸다고 26일 전했다. 이 작품은 가로 131㎝, 세로 32.5㎝ 작품으로 이병철 회장이 1981년에 쓴 것이다.

이병철 회장은 평소 집무실에 늘 지필묵을 갖춰 두고 서예를 쓰며 일과를 시작할 만큼 서예를 즐겼다. 특히 논어와 같은 경서나 고사에서 따온 글귀, 경영철학과 생활신조를 서예로 썼다. 이번에 출품된 '인재제일'이라는 문구에는 사업은 곧 사람 경영을 강조했던 호암의 경영철학이 오롯이 묻어난다. 호암은 '내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할 만큼 인재 양성을 중시했다.

이번 케이옥션 경매에는 모두 175점, 약 100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됐다. 케이옥션은 낙찰율 67%, 낙찰총액 약 53억657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경매 낙찰률이 7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경매시장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옥션은 억 단위의 고가의 작품들이 어려움 끝에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고가에 낙찰된 작품은 이우환의 1936년 작품 '바람과 함께'와 박서보의 1978년 작품 '묘법 No. 10-78'이었다. 두 작품 모두 9억원에 낙찰됐다. 이우환의 작품은 최고 13억원, 박서보의 작품은 최고 12억원까지 예상됐던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예상 낙찰가의 최저가에 새 주인을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일환으로 케이옥션이 현장 응찰보다 전화나 서면 응찰을 유도한 것도 낙찰율에는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장 응찰이 제한된만큼 경쟁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케이옥션은 사전 예약한 손님에 한해 경매 참관과 현찰 응찰을 허용했으며 경매장 좌석 간격도 널찍하게 배치해 인원을 제한했다. 또 모든 입장객 대상 비접촉 체온측정, 모든 임직원과 참석자의 마스크 착용, 경매단상에 아크릴 구조물 설치, 경매 다음날 경매장과 전시장 방역 실시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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