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입고 출근을?' 애슬레저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애슬레저 스타일 소비자들 각광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일상서 운동복 입는 사람 늘어
"격식 필요한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아" 지적도
전문가 "미니스커트, 민소매처럼 레깅스도 보편화될 것"

최근 여가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편안하고 실용적인 '애슬레저'(athleisure)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운동복, 일상에서 입으면 안 되나요?"

직장인 A(27) 씨는 최근 회사에 레깅스를 입고 출근했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A 씨는 "직장 상사에게 '복장이 이게 뭐냐'라는 지적을 받았다"라며 "회사 복장은 자유임에도 아직 레깅스 등 편안한 옷에 대한 시선이 안 좋은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장 바지는 불편할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도 잘 안되기 때문에 장시간 앉아있기 힘들다"라며 "일상복과 비슷하게 만든 레깅스를 입고 간 것인데도 이런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나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여가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편안하고 실용적인 '애슬레저'(athleisure)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애슬레저룩은 '운동'(Athletic)과 '여가'(Leisure)가 합쳐진 합성어로 스포츠웨어와 일상복 경계를 넘나드는 가벼운 스포츠웨어다. 대표적으로는 레깅스, 요가복, 운동복 등이 있다.

애슬레저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주 52시간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의 확산 등 사회 변화로 인해 운동이나 여행 등 활동적인 여가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의류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5000억 원에서 올해 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애슬레저룩'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애슬레저룩'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전국 만 15세~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평소 운동 경험 및 애슬레저룩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8%가 '운동복은 개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다'라고 답했다.

특히 애슬레저룩에 대해 △활동적이고(65.1%, 중복응답) △편안하며(60.5%) △자유롭고(53.8%) △기능성이 좋다(44.9%) 등 긍정적인 응답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슬레저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대학생 B(23) 씨는 "이제는 운동복도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인데 이를 나쁘게 보는 사람들이 문제"라면서 "실제로 운동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운동복을 일상에서 자주 입고 다닌다. 본인이 괜찮다는데 왜 욕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슬레저룩을 자주 입고 다닌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운동복을 평상복으로 입는 것에 대해 논란이 종종 있었다"라면서 "단지 편하게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건데 왜 논쟁거리가 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보기 안 좋다", "회사 등 격식 있는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다" 등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운동 시 입는 옷차림으로 일상복으로는 맞지 않다는 비판이다.

직장인 C(25) 씨는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은 사회생활의 기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아무리 개인 자유라고는 하지만 회사 등에 운동복을 입고 오는 것은 사회생활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것 같다. 운동복은 운동할 때나 입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자신의 복장은 곧 본인의 의사 표현과 연관이 있다면서, 일정 부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에 미니스커트가 금지되었을 당시, 윤복희 씨가 처음으로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에서 내려 문제가 됐었다"라면서 "그때 사람들은 '너무 민망하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닌다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되는 패션 등에 대해서는 "중요한 건 자기의 의사 표현의 자유의 하나로써 옷을 입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돼야 한다는 거다"라고 밝혔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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