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전성시대]오픈뱅킹 1800만 시대…기업은행, 서비스 1위

아경·웹발전연구소, 국내 최초 시중은행 오픈뱅킹 종합평가
기업은행, 100점 만점에 92.1점…2위는 국민은행
10개 은행 평균 82점, 디자인·기술점 점수 높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은행 거래가 가능한 오픈뱅킹이 전면 시행 두 달 만에 가입자 1800만명을 육박하며 금융 플랫폼의 대세가 되고 있다. IT와 모바일 신기술의 도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이 시장을 놓고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핀테크(금융+기술)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오픈뱅킹에 참여한 금융사들이 저마다 자사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유다.

18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 수는 약 1800만명으로 지난해 12월18일 전면 시행된 이후 두 달 간 증가폭은 15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30일부터 같은 해 12월17일까지 시범기간 동안 가입자 수는 317만명이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 기준 가입자 수(1200만명)에 비해서는 600만명이 늘어났다.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오픈뱅킹 서비스 전면시행 선포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영기 금융보안원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은 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문호남 기자 munonam@

당초 은행권에서는 시범기간 첫 주 가입자 수가 11월 첫째주 117만명에서 1월 첫째주 34만명으로 정체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신규 핀테크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지난달 8일 193개 기관이 서비스 이용을 신청한 가운데 이달 내 15개 핀테크 업체가 추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뱅킹의 도입은 핀테크 기업 및 은행들이 표준 방식(API)으로 모든 은행의 자금이체, 조회 기능을 자체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보급 확대로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모바일 앱 중심의 오픈뱅킹 서비스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위도 전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금융산업 혁신을 위해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도입 등으로 간편결제ㆍ송금, 계좌기반 서비스 등이 가능한 금융플랫폼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픈뱅킹의 기능과 범위 확대는 물론, 이용자 보호 및 보안 강화 등에 대해서도 글로벌 수준의 제도를 확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픈뱅킹의 확장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오는 5월까지 연구용역 및 업계 협의 등을 거쳐 '오픈뱅킹 고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같은 추세에 아시아경제는 웹과 앱 평가 전문기관인 웹발전연구소와 함께 국내 최초로 10개 시중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 모바일 앱을 분석했다. 5개 평가항목은 고객흡입력(고객에게 얼마나 호감을 얻고 있는가), 비즈니스(핵심적인 기능이 잘 구현돼 있는가), 콘텐츠(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가), 디자인(완성도 높은 앱 디자인인가), 기술성(앱 기술은 어떠한가)을 모두 따졌다. 5개 영역을 다시 4~6개의 중분류로 나눠 점수를 매기고, 추후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환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 결과, IBK기업은행이 100점 만점에 가장 높은 92.1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KB국민은행(88.7점), 신한은행(84.6점), 그리고 하나은행과 제주은행(84.2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평가대상 10개 은행의 오픈뱅킹 앱에 대한 평균 점수는 82점으로 나왔으며, 이는 보편적으로 사용성 평가 혹은 서비스 만족도에서 기대하는 수준인 80점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디자인(86.4%)과 기술성(85.9%) 측면에서 가장 높은 준비도를 보여줬다. 비즈니스(81.2%)와 콘텐츠(83.2%)도 우수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픈뱅킹이 가지고 있는 개방성에 따라 고객의 이동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종 사용자의 신규 유인과 기존 사용자의 유지를 위한 고객흡인력(74.7%)은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를 총괄한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웹발전연구소 대표)는 "국내 은행들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은 우리 금융혁신 역사에 획기적인 일로 오픈뱅킹 서비스의 수준을 파악해 보는 것은 의미가 깊다"면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금융ㆍ핀테크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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