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상승률 줄었지만…보유세 부담은 '껑충'

올해 전국 6.33% 오르면서 속도조절
서울은 7.89% 올라…지난해 절반수준
공시지가 꾸준히 상승…보유세 부담↑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춘희 기자] 전국 땅값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올해 6.33%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정부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시지가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상한에 걸려 미반영됐던 보유세가 올해로 넘어온 경우가 많은 만큼 전반적인 보유세 부담 가중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이 6.33% 오른 가운데 서울은 7.89%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3.87%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승률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자치구별로도 개발호재로 매수심리가 집중됐던 성동구와 강남구만 10%를 넘는 등 대부분 상승폭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절반인 12개구의 공시지가가 1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산정되는 개별 공시지가와 아파트 공시가격 등도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여러 문제점과 함께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며 "공시가격 상승률도 그렇게 높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공시지가가 수년째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만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 부담은 올해도 증가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주택은 별도의 공시가격을 과세의 기준으로 삼지만 건물과 상가 등은 공시지가가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된다. 때문에 올해 비교적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성동구(11.16%)와 강남구(10.54%), 동작구(9.22%), 송파구(8.87%), 서초구(8.73%) 등의 세부담이 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지역은 강남권과 성동ㆍ동작구 등 강남 인접지역이 비교적 상승률이 높았다"며 "특히 각종 뉴타운과 재개발이 활발한 동대문ㆍ노원ㆍ서대문ㆍ금천구가 전년보다 상승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공시지가 상승분을 반영한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전국 공시지가 상위 5개 필지의 보유세 부담은 모두 상한선까지 올라갔다.

올해 ㎡당 1억99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네이처리퍼블릭 부지 소유주는 해당 토지만 보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보유세로 1억8313만원을 내야 한다. 공시지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2억956만원을 내야 하지만 150% 상한선이 적용돼 전년 대비 6104만원 오른다.

중구 명동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부지 소유주도 올해 4억6727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지난해보다 1억5576만원 늘어난 금액으로 세부담 상한선(전년대비 50%)까지 오른다.

특히 올해 상당수 토지 소유주들은 보유세 부담 증가율이 공시지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시지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전년도 세액의 150%인 세부담 상한에 걸려 초과부분 보유세가 올해 반영되기 때문이다.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5%에서 95%로 상향 조정된 것도 보유세 부담 증가 요인이다. 종합부동산세의 할인율 개념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매년 5%씩 높아져 오는 2022년 100%가 된다. 함 랩장은 "국지적으로 공시지가 상승폭이 높거나 현실화율이 큰 지역의 세부담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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