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협회, 신임 회장 둘러싸고 내홍

맘스터치 사모펀드에 매각…"고용 승계 등한시"
지난 3일 노조 설립…단체 협약 등 권리행사 나서
가맹점주들 "책임 경영 불신" 목소리 커져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토종 프랜차이즈 신화'로 불리던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에 대한 프랜차이즈 업계 시선이 따갑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에 임명 되자마자 15년 역사를 함께한 맘스터치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매각 과정에서 고용 승계 문제는 등한시해 창업주로서의 책임감을 묻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높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취임식을 앞두고 신임회장직을 맡게 될 정 회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소속 익명의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정 회장이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으로 당선된 배경에 토종 브랜드를 내실 있게 십 수년 간 잘 키워왔다는 평판이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회원사들 사이에서는 정 회장이 선거 당시 불완전한 정보로 참여했다며 '무효 선거'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2004년 파파이스를 운영하는 대한제당 자회사 TS푸드앤시스템(당시 TS해마로)에서 분리된 맘스터치 브랜드를 15년간 이끌어온 인물이다. 양계, 도계, 1ㆍ2차 가공, 배송, 메뉴 개발 등 10단계 넘는 공정을 수직계열화하고 중소형 매장을 고집하며 가성비 콘셉트로 브랜드를 확장해나갔다. 현재 맘스터치 매장은 1230여개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해 기준 매출 2844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을 달성하며 수익률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찍었다. 베트남을 비롯해 대만,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까지 영역을 넓혀왔다.

토종 프랜차이즈의 눈부신 성공신화로 여겨지던 정 회장은 지난달 5일 맘스터치가 속한 해마로푸드서비스 법인을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 주식회사에 약 2000억원에 매각했다. 정 회장이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에 당선된 지 일주일 만이다. 매각 이유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소액주주로 남았고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 중이다. 공시 이후 매각 사실을 알게된 맘스터치 가맹점주, 직원들의 반발은 상당했다.

맘스터치 내부 관계자는 "매각이 이뤄지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가맹점과 직원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며 "직원의 행복과 발전을 회사의 최우선 순위임을 대내외 천명해왔던 오너였기에 상실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80여개 가맹점을 관리 중인 11개 지사서도 "맘스터치를 성장시킨 공로가 최대주주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며 정 회장의 책임 경영에 대한 불신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모펀드와의 양해각서에 200여명 직원의 고용과 관련한 내용이 일체 명시되지 않아 정 회장의 책임감 부재에 대한 원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설립된 해마로푸드 노동조합은 인사 불복, 단체협약 등 권리 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때문에 이번 노조 설립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해마로푸드서비스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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