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나라 하는 일이 그렇지'…유니클로 '공짜 내복' 인기에 끝없는 조롱

유니클로 행사 인기에 일부 누리꾼 조롱 이어져
온라인 매장에서는 일부 상품 품절 사태까지
서경덕 교수 "우리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본 우익들이 제게 DM(인스타그램 메시지)으로 '너희 나라 하는 일이 다 그렇지', '일본 상품 없으면 못 사는 한국인' 등 정말 많은 조롱을 해댔다"

2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한 누리꾼으로부터 받은 인스타그램 메시지 내용 중 일부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15주년 기념 겨울 감사제'행사를 하고 있다. 특히 '히트텍'을 무료로 나눠주는 증정 행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 수도권 등 일부 매장에서는 하루 준비 물량이 모두 동날 만큼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부에서는 아예 "사실상 일본 제품 불매운동 끝난 것 아니냐"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에서 품절 현상까지 빚으면서 불매운동은 더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한 30대 중반 직장인 A 씨는 "불매운동을 강요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불매운동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온라인 매장 매출은 아무래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클릭 한번이면 누구나 쉽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데, 이런 구매 과정이 불매냐 아니냐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8월1일 유니클로 여름 대표 제품인 에어리즘 시리즈 가운데 에어리즘 브라 캐미솔의 경우 4개 색상, 5개 사이즈 총 20개 판매 상품 중 5개 제품이 동나 25% 품절률을 보였다.

루넥 티셔츠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U크루넥T 여성 제품은 11개 색상, 4개 사이즈 총 44개 제품 가운데 20개가 품절 표시로 나타나 45%의 품절률을 보였다.

또 수피마 코튼(SUPIMA COTTON) V넥T 여성 제품도 7개 색상, 6개 사이즈로 구성돼 총 42개 제품이 판매 중인데 이 중 34개가 동나 81%의 품절률을 기록했다. U크루넥T 남성 제품 역시 46%의 품절률을 보였다.

지난 10월에도 유니클로 겨울철 대표 아이템 '후리스'를 중심으로 품절을 보였다.

당시 온라인 스토어를 보면 여성용 플러피얀후리스풀짚재킷은 일부 색상이 품절상태다. 또 네이비(남색) 색상은 △XS △S △3XL 사이즈가 품절됐다. 블랙(검은색) 색상도 △XS △L △3XL 사이즈가 모두 품절됐다.

남성용 플러피얀후리스풀짚재킷의 RED(빨간색) 색상의 후리스는 △XS △S △M △L △XL △XXL이 모두 품절된 상태다. 3XL과 4XL 사이즈만 판매되고 있다. 다크브라운 색상도 △S △M △L 사이즈가 모두 팔려나갔다. GRAY(회색)도 △S △L △XL 사이즈가 품절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불씨가 됐던 한 임원의 발언 파문도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7월11일 유니클로 코리아와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그룹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패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서 일본을 겨냥한 한국의 불매 운동을 깎아 내리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불매운동의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한국에 뿌리 내린 것을 조용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0월1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지금 유니클로의 매출이 100%로 복귀가 될 것이냐는 지켜봐야겠는데 일단 약간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유니클로 행사를 찾는 인파와 품절 현상을 빚는 온라인 스토어 상황을 보면 해당 분석은 불과 1개월 사이에 빛바래졌다.

평소 유니클로 상품을 구매하다 불매운동 여파로 잠시 구매를 중단하고 있다는 20대 중반 직장인 여성 B 씨는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는 않는다"면서도 "불매운동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공감해 구매를 잠시 중단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히트텍 (증정) 행사에 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제 눈치를 좀 안봐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교수는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 없고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우리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매운동이 단순한 소비자 권리를 넘어서는 사회적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불매운동이 한단계 뛰어 넘어 '국산품 애용 생활화'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국가 브랜드 및 홍보 등을 연구하며 실행하는 학자로서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들을 보면, 국산품 애용은 그 나라 국민들의 기본적인 정서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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