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에 치이고 온라인에 몰리고…'벼랑 끝' 화장품 로드숍

H&B스토어·온라인에 내몰려
아모레·LG생건까지 생존 고민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김봉기 기자] 헬스앤뷰티(H&B)스토어의 공세와 온라인 소비 변화 추세에 화장품 브랜드 로드숍들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2012년 호황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로드숍들은 국내 양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까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매장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804개로 2017년(1056곳)대비 무려 252개나 줄어들었다. 2012년 1200여개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3분의2수준으로 쪼그라든 것. 직영점(577개→543개)보다 가맹점(479개→261개)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에뛰드하우스도 지난 6월 말 기준 322개로 작년 말(393개)에서 71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2013년 당시(600개)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토니모리는 이달 기준 510개로 2018년의 약 700개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로드숍과 일반 유통매장에 입점해 있는 직영매장 모두 수가 감소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현재 600여개로 작년 말보다 80곳 줄어든 상태다.

최대 경쟁자인 H&B스토어 시장 잠식이 가장 큰 요인으로 관측된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시코르, 롭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H&B 스토어들은 최근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H&B스토어 3사 매장 총수는 1512개로로 2017년(1356개), 2018년(1490개)에 이어 3년 연속 성장세다.

특히 CJ올리브영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이 10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올해만 35개를 새롭게 여는 등 독주하는 형태다. 과거 흑자 전환 전 가맹점주 이탈이 이어지면서 직영매장이 대부분인 만큼 높은 마진을 회사가 가져가는 구조이다. 웨이크메이크, 컬러그램, 보타닉힐보 등 경쟁력 높은 자체브랜드(PB)도 10개에 임박했다. 반면 경쟁사인 랄라블라는 올해 18개나 매장을 접었고, 롭스도 5개 신규 오픈에 그쳤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로드숍의 성장세가 꺾인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온라인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로드숍 본사들이 온라인몰을 직접 운영한 것이 오프라인 가맹점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과 가맹점주간 상생 이슈를 두고 잡음이 불거진 배경이기도 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공식 온라인몰을 폐쇄하면서 온라인 중심 트렌드를 역행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드숍과 유통채널 통한 할인판매가 모두 줄어드는 중으로 각개전투를 열심히 펼치고 있다"며 "중국 로컬 브랜드가 부상하면서 중국 관광객들도 더 이상 한국 저가 브랜드를 찾지 않게 되면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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