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패키징에 '비스포크 혁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 고객 유치전에 승부수

삼성전기서 양수 PLP 사업 부문에 조단위 투자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에 기업역량을 집중해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실현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와의 신규 고객 유치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선 반도체 패키징에서도 고객사 제품에 딱 맞는 '비스포크(맞춤)' 혁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비메모리 매출 중 파운드리 매출 비중을 43~45%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고객들이 기존 거래선을 삼성전자로 바꿀 수 있도록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패키징' 애정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현장경영을 재개하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라인이 있는 충남 온양사업장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TSMC의 생산 공정에선 기술격차가 좁혀진 가운데 결국 차세대 패키징 기술에서 승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패키징이란 IT제품의 쓰임새에 맞게 여러개의 반도체 칩을 모으거나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생산한 반도체 칩에 보호물질을 씌우고 기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입출력 단자를 연결한다. 고객사들의 세트 제품이 얇고 작아지면서 반도체 부품도 초소형으로 포장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해졌다. 생산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패키징 기술력이 떨어지면 IT기업으로부터 외면받는다.

비메모리 육성에 133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는 이 부회장은 패키징 분야에도 자금과 인력 투자를 아끼지 않겠단 계획이다.

지난 7월 패키징 사업 강화를 위해 삼성전기로부터 양수한 반도체 패키징 패널 레벨 패키지(PLP) 사업 부문에 향후 조단위의 투자를 통해 고객별로 최적화된 초소형 패키징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 '큰 손' 유치…관건은 기술 = 대만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50%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5%. 격차가 크다. 결국 대만 TSMC 고객을 끌어와야 성장할 수 있다.

파운드리 업계는 삼성전자와 TSMC의 공정기술 격차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5나노미터(nm) 이하 초미세 반도체 생산 공정 기술에선 삼성전자가 오히려 TSMC를 뛰어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양산을 시작하는 5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AMD, 퀄컴 등 파운드리 주요 고객 10곳 중 2~3곳과 계약을 해도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엔비디아와 애플, 자일링스 등 미국계 고객들이 삼성전자를 선택한다면 상황이 바뀌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최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12단 3차원 실리콘 관통전극(3D-TSV)' 기술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종이(100㎛)의 절반 이하 두께로 가공한 D램 칩 12개를 쌓아 수직으로 연결하는 고도의 정밀성이 필요해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확대해 고객사별로 맞춤형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선보이면서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배현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 가장 차별화할 부분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라며 "삼성전기로부터 패키징 사업부문을 양도받아 각별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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