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소통 문화 바꿔야…'플러스의 멘탈' 필요'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 활성화되려면 소통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뉴욕' 행사에서 아시아경제 기자와 만난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39ㆍ사진)의 조언이다. 임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물러 난 뒤 올해 2월부터 뉴욕대(NYU) 스턴경영대학원에서 겸임 교수를 맡아 하이테크 기업의 경영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다. 그는 이날 뉴욕총영사관ㆍ코트라(KOTRA)ㆍ한국무역협회(KITA)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혁신을 육성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임 전 대표는 "일을 하는 실무진이 일을 하게 끔 해줘야 하는 데, 한국은 수직적이고 밑에 사람들은 받아 적기만 한다"면서 "치맥 먹으면서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지만 막상 회의실에서 브레인스토밍 하자고 하면 안 나온다"고 한탄했다. 임 전 대표는 그러면서 "미국에 와서 회의 문화를 보니 누가 됐든 얘기를 하도록 기회를 주고 중간에 끊지 않 는데, 그것이 큰 차이를 낸다고 본다"면서 "누군가 자기에게 반말을 하면 의견을 얘기하기 쉽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존댓말만 쓰든지 아예 반말을 쓰면 조금 나아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벤처 창업 생태계 육성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근 한국 상황을 잘 모른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스타트업의 '플러스의 멘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선 누가 뭘 하겠다고 하면 '그게 되겠냐', '네가 뭔데'라는 말부터 들린다"는 그는 "미국에서 강의를 하다 보니 학생들이 얼토당토 않은 얘기를 해도 교수들이 '가능성이 있다'며 격려하고 또 그렇게 해서 성공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장려하는 문화, 선배들도 했는데 너도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 전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혁신'이 우선 고민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혁신은 불편함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정의를 제대로 내리고 능력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여기에 돈이 투입되면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는 "내가 만난 중국 기업인들을 보면 미국보다도 훨씬 더 실용적인 것 같다"면서 "창업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데 실용적이지 않고 형식에 치우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스타트업을 할 생각은 없고, 우선은 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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