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등록임대주택을 관리하는 지자체 현장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명당 6649가구를 맡고 있는 셈인데, 서울시와 지자체는 올해 충원을 목표의 35% 수준밖에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을)실에 따르면 9월 현재 전국 등록임대주택은 총 145만4000가구로 이 가운데 33%인 47만가구가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의 각 구청에서 등록임대주택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인력은 총 71명으로 1명당 관리 가구는 6649가구 수준이다. 임대사업자의 등록·변경 및 말소 업무, 임대차계약 신고 및 변경신고 처리, 매각제한 의무준수 여부 상시 확인, 임대료 상한 의무 준수 여부 상시 확인, 임차인 거주 기간 보장 의무 준수 여부 상시 확인, 임차인 권리 안내와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은 일선 행정기관인 자치구에서 담당하고 있다.
등록임대주택 제도 취지가 민간임대시장에서 세입자의 잦은 이사와 과도한 임대료 상승 등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이 세제 혜택에 상응하는 되는 의무 즉, 임대료 변동이나 거주 기간 보장을 준수하도록 철저한 관리·감독 행정이 뒤따라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1월 '임차인 거주 안정성 제고를 위한 등록 임대주택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임대등록 급증으로 인해 늘어나는 상담 업무를 하고, 등록임대사업자가 임대료 상한이나 임차인 거주 기간 등 의무를 준수하는지 체계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지자체 현장 인력을 올해 80명(서울 54명)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등록임대주택의 임차인 권리보호 관련 업무협약을 통해 인력충원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가 임대사업자 관리 및 임차인 권리 보호 안내를 원활히 조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각 자치구 충원률을 조사해본 결과 19명만 충원돼 충원률이 35.2%에 불과했다. 등록임대주택 수가 가장 많은 송파구는 3명을 충원해야하지만 충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다음으로 등록임대주택 수가 많은 강남구도 7명을 충원해야하지만 1명만 충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외에 전혀 충원하지 않은 자치구로는 용산, 광진, 성북, 서대문, 마포구가 있었다.
기초지자체의 인력 미충원 사유로는 기초지자체 인력충원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리거나 지자체 조례 개정 등으로 인해 행정업무 처리에 시간이 소요된 점을 들었다.
서울시가 지난 13일 밝힌 '전세보증금 피해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등록임대주택의 세입자 권리 보호 안내문을 발송하겠다고 밝혔지만 각 자치구에서 집행하지 않으면 임차인 권리 보호는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최근 강서구 등을 중심으로 갭투자 사기 사건 피해 등을 볼 때 등록임대주택의 임차인 권리 보호가 더욱 절실해졌지만 행정이 이를 따라주지 않고 있다"며 "하루 빨리 현장 인력이 충원될 수 있도록 시에서 자치구에 적극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