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활동 반짝 상승 불구, 경기 바닥은 아직…'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4개월 연속 하락
올해 경제성장률 2.4% 아닌 2% 턱걸이 달성 여부가 관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달 생산, 투자, 소비를 보여주는 산업지표가 5개월만에 '트리플 증가'로 반짝 개선세를 나타냈지만 경기가 반등했다고 진단하긴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소매판매(소비)는 3.9%, 설비투자는 1.9% 각각 증가하며 일본 수출 규제 속에서도 산업경기가 깜짝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생산지표는 신형 휴대폰 판매 증가에 따라 통신·방송장비 생산이 전월에 비해 53.2% 늘어난 영향이 컸고, 기계장비(2.5%), 석유정제(3.8%) 등에서 증가했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보다 6.1% 증가하면서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7.0%), 1차 금속(-3.4%) 등이 줄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소비는 승용차,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8.3% 늘어난 영향에 상승했다.

하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제품 출시와 명절 효과 등 일시적,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구성 지표 가운데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경제심리지수 등이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 대외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세 나타나지 않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해외 경제기관과 민간경제연구원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가 2.4%에서 2.1%로 각각 하향조정한데 이어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2.1%로 낮췄다. LG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더 비관적이어서 올해 2.0%, 내년 1.8%로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올해 전망치를 1.8%로 하향했다.

정부 역시 이런 전망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시적인 지표 호조와는 별개로 여전히 바닥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경제성장률 달성치를 사실상 2%대 초반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당시 올해 성장률을 2.4%로 예측했지만,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4%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언급이 됐다"면서 "적어도 2% 이상 성장률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국론분열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2.0%가 깨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재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들어 일주일 단위로 재정집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기재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용(移用), 불용률이 높은 기금까지 재정집행 관리대상에 포함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재정 지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동안 불용이 높던 기금까지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생산과 투자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재정이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1%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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