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터넷으로 탱크·방사포 판매 버젓이

무역회사 홈페이지에 재래식 무기 가격·설명
"구매하려면 개별 접촉" 대북제재 회피 추정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탱크와 방사포, 다연장로켓 등 무기를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무기 판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이다.

5일 오전 현재도 접속이 가능한 '조광무역회사'는 홈페이지 제품 카탈로그에 탱크와 미사일, 등 각종 재래식 무기를 채워놓고 있다. 카탈로그 분류 자체는 '건설·농업, 중장비, 조류 추적 등 일반적인 무역회사의 모습이나, 접속을 해보면 북한이 현재 사용 중인 무기의 이름과 제원이 나열돼 있다.

'건설장비' 코너에는 북한의 주력 전차 '폭풍호'가 420만 달러(약 51억원)에, 2010년 북한 열병식에도 등장한 전차 '천마호'는 270만 달러(32억원)에 팔리고 있다.

'중장비' 코너에는 주체포로 알려진 북한 자체 개발 170mm 자주포가 '곡산포'라는 이름으로 소개돼 있다. 240mm 다연장 로켓, 방사포도 판매 목록에 올라 있다.

또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알려진 KN-06, 번개 5호로 알려진 지대공 미사일은 '조류 추적 연구 상품'으로 분류돼 5100만 달러(614억)에 팔린다.

조광무역회사 홈페이지의 '건설·농업' 카탈로그 화면. [사진=홈페이지 캡쳐]

다만 이같은 상품들을 클릭 몇 번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자세한 상품 소개를 원할 경우, 자신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홈페이지에 적혀있다.

이는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정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는 북한의 소형무기를 포함한 모든 재래식 무기에 대한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조광무역회사의 홈페이지 존재를 처음 공개한 '마카오 비즈니스 매거진'은 "현재 공개된 것 이상으로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웹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무기 목록과 정보를 숨기는 북한의 전형적 수법이 사용됐다"고 했다.

이 회사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북한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광무역회사는 원래 북한이 마카오에서 운영하던 해외 무역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사다. 1980년대에는 공산품 등 서구권 상품을 수입하고 비자를 발급하는 등 영사관 업무도 수행했다. 그러다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본사를 마카오에서 중국 주하이로 옮겼다.

한편 지난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 등 분쟁 지역에 무기를 판매하는 정황을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예멘의 후티 반군에 전차와 로켓추진 수류탄, 탄도미사일 등을 팔았다는 증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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