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꺾인 나라 살림 개선세…한전 손실, LH 비용 증가 탓(종합)

한국은행 3일 '2018년 공공부문계정'(잠정) 발표

공공부문 수지 흑자규모 전년보다 축소…2010년 이후 처음 감소

일반정부 부문 수지는 10년만에 최고

비금융 공공기관 수지 5년만에 최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나라 살림 개선세가 8년만에 꺾였다.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의 흑자규모가 전년대비 줄어들었다. 해마다 나아지던 공공부문 수지가 후퇴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원인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같은 '비금융 공기업'의 지출이 늘어난 데 있었다. 중앙ㆍ지방 정부 등을 포함한 '일반정부'와 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금융 공기업'의 수익은 전년 대비 오히려 늘었다.

한국은행은 4일 '2018년 공공부문계정'(잠정)을 발표해 공공부문(일반 정부ㆍ 공기업)의 수지(총수입-총수출)가 49조3000억원으로 집계 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7년(54조100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4조8000억원 축소됐다.

특히 2010년 이후 꾸준히 개선돼 온 수지가 하락 전환 했다는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4대강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적자를 내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적자폭을 줄여오다가 2014년 흑자 전환 후 2017년까지 흑자폭이 매해 늘었다. 그러다 8년만에 흑자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수입 증가폭(46조4000억원)보다 지출 증가폭(51조1000억원)이 더 늘어나면서 공공부문 수지가 줄었다. 지출이 늘어난 원인은 비금융 공기업 때문이었다. 비금융 공기업의 수지는 -10조원으로, 적자규모가 2013년 이후 5년만에 최고치로 늘었다. 한전과 LH 를 포함한 비금융 공기업의 총수입은 173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 줄었지만, 지출(183조3000억원)으로 8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들 공기업의 매출액은 늘었지만 공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었고, 투자 지출이 늘어난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의 경우 유가 상승분만큼 전기세 인상을 하지 못해 지출이 증가하게 됐고, LH는 주거 복지 비용이 늘고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가 줄어 재고가 쌓인 것이 일례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수지(53조6000억원)는 8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총수입은 세금이 늘어난 덕에 64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조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법인세, 소득세 등 조세수입과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늘었다. 총지출(595조원 5000억원)도 39조9000억원 늘었다. 중앙ㆍ지방 지출이 늘어나고 복지 정책도 쏟아내 사회 수혜금 지출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융 공기업의 총수지는 5조7000억원으로 흑자규모가 4000억원 늘었다. 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기업의 대출잔액이 늘어 이자수입이 증가하며 총수입이 3조1000억원(35조1000억원→38조2000억원)늘었다.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이자지급액이 늘며 지출은 2조6000억원(29조8000억원→32조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GDP 대비 2.6%를 기록해 전년(2.9%)보다는 낮아졌지만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의 수지는 명목 GDP 대비 0.6% 수준에 그쳤다. 국민연금 도입시기가 늦은 우리나라는 사회보장기금에서 큰 폭의 흑자를 지속해 주요국과 비교할 때 후자가 적당하는 게 한은 설명이다. 영국의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GDP대비 -1.5%, 호주는 -1.3%, 스위스는 1.3%에 그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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