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봉수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 동남부 지역과 카리브해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겨 논란이 일고 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 스털링 소재 자신의 소유인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찾아 골프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소유의 골프장에서 227일을 보냈고, 리조트 등 자신의 소유지에서도 289일을 보냈다.
CNN은 "거대한 허리케인이 미 동부 해안을 덮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골프를 즐겼다"고 꼬집었다.
비난 여론이 일자 백악관은 해명에 나섰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도 허리케인의 상황에 대해 시간대별로 보고받으면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 대처에 주 정부ㆍ지방 당국과 함께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정적들을 공격하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특검 수사 과정에서 사법방해 의혹의 핵심 증언을 했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난하는가 하면 인종차별적 발언 비판을 받게 만들었던 민주당 초선 여성 의원 4인방을 향해 '특공대(squad)'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절인 이날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리차드 트럼카 위원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트럼카 위원장이 폭스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무역정책과 미ㆍ중 무역협상에 대해 비판하자 "왜 노동조합들이 그렇게 위축되는 지 알겠다"면서 "그(트럼카 위원장)의 민주당은 미국이 무역과 다른 것들을 잃는 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CNN은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관심의 일부가 다른 곳에 가 있었다"면서 전날 가장 강한 등급인 '5등급'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처음 들어 본다"고 말실수를 한 것도 바로 잡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발생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을 취소했다. 그러나 다음날엔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던 중 헬리콥터를 타고 노던 버지니아에 있는 개인 소유의 골프장으로 이동해 골프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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