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시위 장기화 되면…韓 수출 8% 휘청'

홍콩 시위 장기화시 홍콩을 통한 중국 간접수출 위축

홍콩, 한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의 7.6% 차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장기화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8%(지난해 기준)가 휘청거릴 위기에 놓였다. 한국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홍콩 시위가 길어지면 우리나라 수출의 부정적 요인이 된다. 홍콩은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 경유지로 우회 경로가 막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홍콩 수출액은 459억9644만1000달러였다. 전체 수출액의 8%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중국ㆍ미국ㆍ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규모가 크다. 해마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이 늘어나며 홍콩 수출액도 꾸준히 증가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부터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1~7월 기준 전체 수출액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 6%로 떨어진 것이다. 여러 기관들은 홍콩 시위가 길어질수록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이 '중계 무역기지'로 홍콩을 활용하기 힘들어지는 게 문제다. 홍콩은 수출입 규제와 무역장벽이 없는 자유무역항이다. 무관세 혜택과 낮은 법인세를 적용해 활용도가 높다. 더구나 홍콩은 수입품 중 대부분을 재수출한다. 지난해 재수출 비중이 87%에 달할 정도다. 우리나라의 대 홍콩 수출액 중 94%가 제3국으로 수출되며 이 가운데 90%가 중국으로 가는 것도 이런 배경 덕분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강미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 홍콩과 중국 수출 상위품목 20개 중 14개가 일치하고, 홍콩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은 반도체로 전체의 73%"라며 "한국 기업들이 중국 수출 우회경로로 홍콩을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중국과 직접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ㆍ제도적 리스크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가 분석한 대홍콩 수출품목을 살펴보면 반도체(73.0%) 중 메모리반도체의 비중은 63.3%에 달한다. 컴퓨터(3.4%), 화장품(2.9%), 석유제품(2.7%), 석유화학제품(2.4%)의 비중이 각각 3% 남짓에 그쳤다.

홍콩 시위를 막으려는 중국의 무력개입이 현실화 되면 항만, 공항서비스 중단으로 우리나라 간접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분쟁을 포함한 대내외 악재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와중에 홍콩을 통한 중국 수출까지 줄어들면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무역협회 연구원 역시 "홍콩 탄압에 대한 서구권의 반발이 미ㆍ중 무역갈등과 연계될 경우 세계 무역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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