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남학생 11명 초등생 상습 성폭행, '소년법 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고생 11명 초등생 성폭행…불법촬영 정황까지
어머니 남자친구도 성폭행
피해 초등생 극심한 우울증 호소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원도에서 중·고등학생 11명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수차례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해자인 청소년들의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부는 성폭행 과정서 피해자를 상대로 불법촬영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피해자는 어머니의 남자친구로부터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3~5월 초등학생 A양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른 학생은 인근 중학생과 고등학교 자퇴생 등 11명이다.

이들은 지역 선후배 사이로 A 양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개별적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A 양의 결석이 잦아지자 학교 상담 과정에서 드러났다.

특히 A양은 지난해 어머니의 남자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어머니 남자친구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지난해 11월부터 해바라기 센터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병원 심리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 양은 심각한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11명이 성폭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가해자 중 일부는 피해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장면을 불법 촬영을 한 정황도 나왔다. 경찰은 현재 이 중 4명을 구속, 7명은 불구속 입건해 최근 검찰로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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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처벌하라" 중·고교생 초등생 성폭행 소식에 공분

중고생들의 끔찍한 성폭행 범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범죄 앞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렸으면 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장인 B 씨는 "앞으로 피해자 인생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 가해자들 모두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범행 수법 등도 흉포화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만 14세∼18세 학생이 저지른 폭력범죄는 총 1만6000여건으로 2016년보다 1400여건 증가했다. 강력범죄도 지난 5년간 매년 1800건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률도 높은 편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2017)' 보고서에 따르면 소년범죄자들 중 전과 4범 이상의 재범률은 2007년 6.9%에서 2016년 15.3%까지 증가했다.

범행수법도 살인 강도 등 잔혹한 편이다. 법무부가 밝힌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18세 이하 소년범죄 중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흉악범죄 발생은 소년인구 10만명당 2016년 35.7건에서 2017년 38.1건으로 6.7% 증가했다. 또 소년 폭력사건도 소년인구 10만명당 2016년 207.7건에서 2017년 231.2건으로 11.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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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처벌 강화 vs 교화 목적 입법 취지 살려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잔혹한 범행을 저질러도 청소년의 경우 구속 기간 최장 10년이 전부다.

현행법상 만 19세 미만 소년범들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두가지 처분을 받는다. 먼저 형사법원에서 가정법원 소년부로 사건을 이송하는 소년부 송치가 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는 보호 처분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1∼10호의 처분을 받게 된다. 가장 높은 10호 처분의 경우도 소년원에서 최장 2년간 지내면 풀려난다.

다음은 청소년임에도 일반 형사재판과 동일한 절차로 받는 형사처벌이 있다. 소년법은 장기 2년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청소년에게 단기와 장기를 정한 '부정기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최대 장기 10년, 단기 5년이다. 다만 단기 형을 복역한 소년범은 수감생활 성적이 양호할 경우 장기가 만료되기 전 형 집행이 종료될 수 있다.

또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적용을 받아 징역 20년으로 가중처벌 되더라도 사형과 무기징역은 피할 수 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소년 범죄자를 처벌 대신 보호·교육으로 교화하자는 반론도 있다.

반사회성이 있고 범행을 저지른 소년의 품행 교정 등 보호처분에 관한 필요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우리 사회 필요 구성원으로 성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소년법의 입법 취지라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 국회에도 촉법소년 연령을 만 12세와 만 13세로 낮춰야 한다는 법안이 각각 3개씩 발의돼 있다.

전문가는 소년범 처벌 강화와 동시에 교화 병행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잔혹한 범죄에 대해서는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재판하는 것도 생각할 만하다"면서도 "교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소년법 입법 취지를 무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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