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포장 인수전…한솔제지·TPG 2파전 되나

한솔제지 인수땐 골판지 1위…보수적 태도 견지
TPG도 인수금융 조달 통해 본입찰 참여 준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태림포장ㆍ페이퍼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실사를 마친 기업들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국내 제지업계 1위 한솔제지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영사 TPG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태림포장ㆍ페이퍼의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측은 이달 말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기업들은 하루씩 현장 실사를 마무리했고, 온라인 데이터 열람과 문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태림포장 인수전에는 한솔제지와 TPG가 유력 후보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한솔제지는 자체 자금은 30% 정도만 조달하는 수준으로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제지가 태림포장ㆍ페이퍼를 인수할 경우 국내 골판지시장 1위까지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인수 후 유지보수 비용과 재무 여건 등을 고려해 높은 가격을 써내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업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전주페이퍼 인수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비싸게 사지 않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인수자금 조달 방안은 세웠지만 어떤 업체들과 참여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TPG는 인수금융을 조달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 TPG 한국지사 대표는 모건스탠리PE에서 전주페이퍼 인수에 관여했던 경험이 있다. 제지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도자가 인수전 흥행을 위해 참여시킨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PEF가 운영하는 회사를 재인수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 변수다.

중국 제지업체 샤닝의 회장은 태림포장ㆍ페이퍼 현장 실사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닝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10년간 매출을 8배가량 키우는 등 M&A 경험이 풍부하다. 샤닝 측은 분리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영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뒤늦게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세아상역도 김웅기 회장의 인수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지업을 영위한 경험이 없고 의류 산업과 시너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내부 반대 여론이 큰 상황에서 본입찰에 적극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본입찰은 공개경쟁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추가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업체가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MM PE 측이 인수 희망가로 1조원을 책정했지만 제지업계는 이 가격이 과도하다는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시각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또 전주페이퍼나 나투라페이퍼 등 매물로 거론되는 다른 제지업체들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신문용지 생산 시설을 개조하면 골판지를 생산할 수 있고, 가격 부담도 훨씬 적다"며 "업체들이 이런 상황을 알고 있어 무리한 가격을 써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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