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2분기 예대율 상승…예수금 확보 비상

새 예대율 기준 적용시 100% 초과…내년 규제 강화 속 하반기 예대율 관리 숙제
저원가성 예금 위주 예수금 확보…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중기대출 확대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일부 시중은행의 예금대비대출 비율(예대율)이 2분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예대율을 맞추기 위한 은행권의 예수금 확보 채비도 빨라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예대율은 올해 1분기말 96.8%에서 2분기말 97.3%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96.6%에서 96.9%로 올라갔다. 2분기 예대율 상승으로 하반기 예대율 관리가 더 빡빡해졌다.

반면 신한은행은 97.3%에서 97%, KB국민은행은 98.2%에서 97.7%로 예대율이 내려갔다.

상반기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모두 100% 미만이지만 새 예대율 규제를 적용하면 대부분 100%를 넘는다. 국민은행은 103%, 우리은행은 100.49%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아슬아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데 정부가 내년부터 가계대출에는 15%, 기업대출에는 -15% 가중치를 두기로 하면서, 지난 몇 년간 가계대출을 크게 늘려온 은행들로서는 예대율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예수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수신금리가 0.1~0.3%에 불과해 은행들의 수익성에 유리한 저원가성 예금(요구불 예금, 수시입출금 통장, MMDA 등) 위주로 예수금을 크게 늘렸다.

신한은행의 경우 저원가성 예금이 96조3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3.6% 늘어난 116조9000억원, KEB하나은행은 6.4% 불어난 83조3130억원으로 나타났다. 증시 불안,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도 하지만 은행들이 급여통장 신상품 출시 등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열을 올린 영향도 적지 않다.

주택담보대출,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은행이 발행하는 장기채권인 커버드본드 발행도 잇따르는 추세다. 현재는 원화예대율 산정시 원화 커버드본드 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포함할 수 있는데 금융당국은 이 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지난 5월부터 1조3000억원 규모, SC제일은행은 6월 5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예대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도 확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4곳의 7월 중기 대출 잔액은 총 353조607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4.9%(16조5166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폭(14조3140억원)과 증가율(3.06%)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와는 별개로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예대율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있다. 신규대출에만 새 예대율을 적용하거나 가계대출에서 정책자금을 제외하는 내용이다. 금융당국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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