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전전하고 편의점 김밥으로 때우는 직장인…'간식도 끊었다'

광화문·여의도·강남 등 오피스 밀집 지역, 평균 메뉴 값 1만원 넘어
잡코리아 "구내식당과 편의점서 식사 해결하는 직장인 많다"
최근 롯데·크라운 등 과자 가격 줄인상…"간식값은 사치"

한 고객이 편의점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송미선(32) 씨는 5일 중 3일은 점심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는다. 그는 "광화문 인근 식당 점심값이 평균 1만원 이상에 달하는데, 물가를 따라가기에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면서 "하루에 5000원 이상 식비 지출은 사치"라고 토로했다.

여의도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강지환(39) 씨는 인근 증권사 구내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 식권 가격이 식당보다는 50%가량 저렴해서다. 강 씨는 "식권 가격은 6000원인데, 저렴한 식당을 찾아도 1만원은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이면 만족한다"면서 "여의도 일대 구내 식당에는 점심값 지출에 허덕이는 외부 점심유랑민이 대다수"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시내 직장인들이 무섭게 상승한 외식값에 구내식당과 편의점, 저가형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내몰리고 있다.

1일 정오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두형(40) 씨는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물냉면 가격이 1만1000원이고, 비빔밥 가격은 9000원"이라면서 "5000원에 먹을 수 있는 콩나물 프랜차이즈나 한 끼 간단하게 때울 수 있는 편의점에서 도시락, 김밥 등을 사먹을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이마트24가 출시한 '700원 햄참치마요 삼각김밥'은 일주일만에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판매수량과 매출액이 각 39.2%, 13%를 상회하며 큰 인기를 끈 것. 이마트24 측은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 10년 전 가격인 700원으로 선보인 것이 역대 삼각김밥 중 가장 많은 가맹점 발주를 이끌어 냈다"며 "700삼각김밥의 취급율은 98%로 참치마요네즈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 700햄참치마요 삼각김밥.

잡코리아는 "구내식당을 찾거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잡코리아가 최근 남녀 직장인 1380명을 대상으로 '점심값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직장인들은 점심값으로 지난해보다 1.96% 감소한 평균 6110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는 직장인'이 평균 7163원의 점심값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편의점 등에서 사온다(5361원)'거나 '구내 식당에서 먹는다(5168원)'고 답한 응답자는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편의점 등에서 사온다'는 답변은 전체 항목 중 지난해 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지난해 대비 2.9%P 증가)을 보이며, 1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직장인들은 간식값에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여의도의 한 금융사에서 일하는 김송이(39) 씨는 "동료들과 돈을 걷어 산도, 쿠쿠다스, 버터와플, 페레로로쉐, 프링글스 등을 사서 함께 나눠 먹었는데 자주 먹었던 제품 모두 최근 가격이 올랐다"면서 "돈을 더 걷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간식 횟수를 줄이기로 했고, 부담이 된 직원 몇몇은 간식 모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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