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고객으로부터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 얻어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 전 계열사에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그룹이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휩쓸린 가운데, 사회로부터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 이겨내자는 메세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이달 20일 신 회장이 VCM을 마무리하며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는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하반기 VCM을 열고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부문 회의를 차례로 개최했으며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그룹의 성공사례를 공유했다. 신 회장은 VCM을 마무리하며 "오늘날처럼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 받게 된다"고 지적하고 "기업이 단순히 대형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어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소 매출과 수익성을 희생하더라도 사회적 책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신 회장은 "최근의 빠른 기술 진보에 따라 안정적이던 사업이 단기일 내에 부진 사업이 될 수도 있다"며 "투자 진행 시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요소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권한 이양을 통해 기동력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토록 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우수한 젊은 인재 확보 및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사업군별로 모여 주요 계열사가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다같이 논의하는 방식으로 VCM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Internal IR'이라는 부제 아래, 참석자들이 투자자의 관점에서 각 사의 발표를 듣고 가상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신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BU장, 그리고 금융사를 포함한 58개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 약 140여 명이 참석해 지난 4일 간의 VCM을 리뷰 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 투자 결과는 롯데칠성음료,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이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 회장은 이자리에서 최근의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이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를 언급하며,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전략의 방향을 제시한 것.

끝으로 신 회장은 "롯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 등을 오히려 기회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온 만큼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하고 "각 사의 전략이 투자자, 고객, 직원, 사회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남은 하반기에도 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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