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때려 살해한 子 만행 밝히고 범인이 사체 매장장소 '술술' 자백…모범검사 3명 선정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이라는 과제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한 개혁 성향의 검찰 수장에 앉혀 적폐청산에 추진력을 더하는 한편, 검찰과 경찰의 갈등 속에 지지부진한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의지는 이번 인사가 기수를 거스르는 매우 파격적인 인사라는 데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진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윤인식(36ㆍ사법연수원 38기)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 전담부 검사는 타살 혐의 없이, 유족에게 사체를 인도하겠다고 보고된 한 변사사건 내용을 보고 수상해 했다.

그는 직접 나서 변사체를 검시했다. 그 결과 타박상을 찾아냈다. 타살을 의심할 만한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 윤 검사는 사건 당시 경찰이 출동했을 때 아들이 술에 취해 있었고 신고도 늦었다는 점 등을 주목하며 부검을 지휘했다. 그 결과 아들이 피해자인 아버지를 때려 살해한 만행을 밝혀냈다. 아들은 존속상해치사죄를 받게 됐다. 자칫 암장될 뻔한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대검은 윤 검사 등 3명을 올해 상반기 모범검사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윤 검사는 적극적인 과학수사를 통해 무혐의 처리될 뻔한 강도살인 사건의 실상 등을 밝힌 점이 이번 선정의 배경이 됐다. 그는 강도살인 사건에서 범인을 설득해 사체와 돈을 땅에 매장한 사실을 자백 받고 범인이 버린 쇠봉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DNA를 확인해 사건의 실상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범인은 2심까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검사와 함께 수입육 품목을 속여 14개 금융기관으로부터 5700억의 사기대출을 받은 일당을 적발한 오상연(37ㆍ39기) 부산지검 공안부 검사, 신속한 대질조사를 통해 10년 전 발생한 사기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음을 밝혀낸 정현주(39ㆍ36기) 대구지검 금융ㆍ경제범죄 전담부 검사도 모범검사로 선정됐다.

오 검사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다른 품목으로 속인 수입육을 담보로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유통업자의 사건에서 대출내역 정리자료와 대출금 사용처를 추적해 범행에 가담한 유통업자와 금융기관 직원 16명을 구속기소 했다.

그는 수사과정에서 파악한 육류담보 대출의 문제점을 정리해 금융감독원에 통보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오 검사가 통보한 자료를 토대로 '금융기관 통합 육류담보대출 현황 전산시스템' 구축 등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1997년부터 반기별로 일선 검찰청에서 묵묵히 일하며 성과를 낸 일선청 검사 3명을 '모범검사'로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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