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터넷과 스마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알람에 잠에서 깨고, 날씨를 확인하며, 교통상황을 체크합니다. 애플리캐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쇼핑하며, 내비게이션앱으로 길을 찾고,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삶의 지표이자 행동방식이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 즉 디지털(Digital)에 중독돼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인지능력 저하'입니다. 독일의 뇌신경 전문의 만프레드 슈피처는 그의 저서 <디지털 치매>에서 만성적인 디지털 환경에서의 기억력과 사고력 감퇴를 우려합니다.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돼 어느 순간부터 인지 기능을 상실하는 치매의 일종인 '디지털 치매'에 걸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24시간 업무가 가능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퇴근 없는 직장시대가 열렸고, 이는 직장인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며, 두통을 일상으로 만들고 맙니다. 슈피처는 이를 "항상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환경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늘어나는 스트레스와 두통을 앓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학계에서는 '디지털 해독(解毒)'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라고 하는데 '디톡스'는 해독, 인체 내 축적된 독소를 빼낸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오지 여행, 인터넷이 끊긴 호텔 숙박, 클릭 횟수를 제한하는 앱,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는 앱 등이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노력들입니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물을 붓거나 화학약품을 타서 희석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시간이나 취미활동을 SNS와 스마트폰 게임으로 즐기면서 위로를 얻기도 합니다. 디지털을 해독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을 선택하는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개인의 선택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의학계에서는 디지털 중독으로 상처받은 심신을 치료하고, 회복하는데는 디지털이 아닌 방식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의학자들은 '디지털 단식'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라고 소개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각종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명상, 독서 등을 통해 심신을 회복시키는 것이지요. 즉, 단식으로 몸에 축적된 독소나 노폐물을 해독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중단함으로써 정신적 회복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천재였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과학기술이 인간 사이의 소통을 뛰어넘을 그날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왜일까요? 아이슈타인은 "세상은 천치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세상은 점점 천치들의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