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방긋' SK증권, 회사채 인수 2위 도약

6조 규모 공모 회사채 인수…수수료 수익만 100억원
회사채 주관 실적도 역대 최대, 1위 KB증권 바짝 추격
SK그룹 분리 후 자금조달 주관사 역할…IB 실적 호재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조호윤 기자] SK증권이 SK그룹 후광에 힘입어 회사채 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SK그룹에서 분리된 것이 오히려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전날까지 6조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일반회사채, 금융채, 유동화증권)를 인수해 5조6100억원어치를 인수한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KB증권(6조7100억원)에는 약 7100억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공모 회사채 인수 실적이 집계된 이래 역대 최고 실적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까지 회사채 인수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만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K그룹의 지원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은 최근까지 SK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일반 회사채 2조원가량을 인수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이 올들어 발행한 회사채 6조1600억원의 3분 1에 가까운 물량이다. SK텔레콤이 카드사를 통해 발행하는 단말기할부대금 유동화증권까지 합치면 SK증권이 인수한 SK그룹 계열 공모채권은 3조원에 육박한다.

회사채 주관 실적도 역대 최대 규모다. SK증권은 이달 중순까지 4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주관했다. SKC,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종합화학, SK케미칼,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와 SK텔레콤의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증권 다수를 주관하는 등 SK그룹의 직ㆍ간접적인 자금 조달을 맡았다. SKC의 경우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을 단독으로 맡기도 했다.

SK증권이 SK그룹에서 분리된 것이 오히려 IB 부문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같은 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주관을 맡을 수 없다. 하지만 SK그룹이 SK증권을 매각하면서 SK증권은 SK그룹 계열사의 자금조달 주관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이 다른 대기업 그룹에 인수됐다면 IB 부문의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대주주가 김신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출자한 사모펀드(PEF)라는 점이 SK그룹의 직ㆍ간접적인 지원을 계속 받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적 개선 추세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10억원으로 228% 늘어났다. IB 부문에서의 실적 기여도가 컸다. IB 부문 순이익은 147억원으로 지난해 24억원 손실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IB와 PE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면서 "파생상품 부문에서는 운용수익과 상품판매 수익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신용등급 회복으로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됐다. 국내 신용평가 3개사 모두 SK증권의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하락한 신용도를 회복하면서 IB나 자기매매 등에서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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