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트럼프 멕시코 관세 폭탄에 시장 불안감 확산…다우 1.41%↓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민 문제 관련 멕시코 관세 부과 발표에 시장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하락세로 마감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54.84포인트(1.41%) 떨어진 2만4815.04에 거래를 끝냈다. 이번주에만 3% 떨어지는 등 최근 6주간 내리 하락세를 기록해 2011년 이래 가장 긴 기간 동안 주가가 하락한 기록을 세웠다.

S&P500지수도 전일 대비 36.80포인트(1.32%) 하락한 2752.06에 마무리됐다. 5월 한달간 미ㆍ중 무역협상이 교착화되고 양측간 보복관세ㆍ비난이 시작된 이래로 6.6%나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14.57포인트(1.51%) 추락한 7453.15에 장을 끝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대(對) 멕시코 이민 관련 관세 부과 방침이 미ㆍ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0일부터 5%의 관세를 부과하며,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를 줄이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세율을 올려 10월에는 25% 관세를 부과한다.

멕시코의 반발은 물론 국회 비준 절차를 앞둔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의 마무리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예상하기 어렵고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중국과의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불안도 커졌다.

당장 멕시코에서 상당량의 부품을 수입하거나 완성차를 조립하는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GM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4.25% 하락했고, 포드 자동차도 전장에 비해 2.3% 떨어졌다. 켄사스시티남부철도와 유니온 퍼시픽 등 철도 회사 주가도 전일 대비 4.5%, 2%씩 떨어졌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주가도 전장에 비해 5.8% 미끌어졌고 코로나와 모델로 맥주 제조사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주가도 5.9% 추락했다.

경기 불안이 고조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2.13%에 거래됐다.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가치가 2% 이상 하락해 1달러당 19.62페소에 거래됐다.

더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중국과 멕시코 등 외국 정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19개월 후 대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면서 "그 결과로 그때까지 무역 협상은 타결되지 않을 것이고 관세 부과로 18개월여 동안 글로벌 성장과 시장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대 정치적 무기 중 하나인 희토류의 대(對)미 수출 금지를 거론하면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9일 중국 최대 일간지인 인민일보는 "중국이 미국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희토류 수출 제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한후이 중국 외무부 차관은 다음날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및 보복 관세 부과에 대해 "노골적인 경제적 테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겼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 0.2% 증가보다는 다소 양호했지만, 지난 3월의 1.1% 증가보다는 큰 폭 줄었다. 4월 PCE 증가율이 전월보다 떨어졌고,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4월에 전월 대비 0.2% 올랐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다만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과 전년 대비 모두 월가 예상과 부합했다. 4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경제학자의 전망 0.3% 증가보다도 양호했다.

중국의 5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재차 위축 국면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밑돌았다.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도 전년 대비 1.4% 상승에 그치며 월가 예상 1.5%에 못 미쳤다.

국제유가도 글로벌 경기 둔화 가시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높아지면서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9달러(5.5%) 내린 53.5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이번 주 8.7% 급락했고, 5월 월간으로는 1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배럴당 2.40달러(3.59%) 하락한 64.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금값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1300달러 선을 되찾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8.70달러(1.5%) 상승한 1311.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멕시코 관세' 예고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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