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장관 '게임과몰입=질병? 불합리하고 근거도 부족'

박양우 장관, 게임업계·학회 간담회서 반대입장 재확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식당에서 게임업계 대표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게임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판교=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9일 게임과몰입을 질병으로 등재하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움직임과 관련해 "게임 자체를 과몰입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것은 불합리하고 근거가 부족하다"며 "(질병으로 규정하는 문제는)옳지 않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판교에서 게임업계와 관련학회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포함된 WHO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대해 "게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과도하게 지속적으로 한다면 그것이 전부 과몰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정 장르를 문제로 부각시켜 질병화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확신할 근거 없이 추정에 의해 이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WHO는 그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개정안을 논의해왔고 오는 20~28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ICD-11을 상정할 방침이다. WHO가 이 같은 안을 확정한다면 추후 국내에서도 같은 식으로 게임과몰입을 질병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게임업계나 일부 학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굳혀 게임산업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해 왔다.

박 장관은 이날 "게임 과이용에 대한 진단이나 징후,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서 질병등재화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5년간 실시한 게임 이용자 패널조사 결과를 보면 게임 과몰입을 야기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 심리적 환경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의력결핍과잉 행동장애(ADHD) 등 공존질환과 게임과몰입 간 관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게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재조명이 필요하며 정부와 게임업계가 함께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체부와 게임산업 진흥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반대입장을 WHO에 전달했다. 박 장관은 "WHO의 방침대로 결과가 나오더라도 게임이용장애와 관련해서는 국내 실정을 충분히 감안해 관련부처나 학회 등과 논의하고 신중하게 후속조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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