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광야'·기미독립선언서를 국악으로…국립국악원 '그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일제강점기 항일 정신을 담은 시(詩)와 기미독립선언서를 바탕으로 한 정기공연 '그날'을 오는 11~1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그날은 제97회 창작악단 정기공연으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날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더하기 위해 마련한 공연이다.

창작악단은 심훈의 '그날이 오면'(박정규 작곡), 한용운의 '님의 침묵'(임준희 작곡),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김대성 작곡), 이육사의 '광야'(신동일 작곡) 등 일제강점기 저항시 네 개와 민족대표 33인이 작성한 기미독립선언서를 주제로 작곡가 다섯 명에게 작곡을 위촉해 한국의 전통 성악과 협연하는 형태로 구성했다. 기미독립선언서는 김성국의 작곡으로 '우리는 선언하노라'라는 이름으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첫 무대를 여는 심훈의 '그날이 오면'은 시 중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로리까'에서 표현한 '한'의 정서를 국악기 중 애절한 음색이 강한 해금 선율로 표현해 광복의 기쁨을 담아낸다.

이육사의 대표작인 '광야'는 시적 전개에 맞춰 경기소리의 음색을 더해 자유로운 가락을 노래하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채수현이 협연한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로 잘 알려진 한용운의 '님의 침묵'은 단아하고도 단단한 음색이 돋보이는 정가와 협연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박진희가 협연한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는 강인한 저항의 메시지를 소리꾼 이봉근의 판소리 협연으로 노래한다. 민족의 아픔과 절규를 표현한 계면가락과 함께 어두운 화성 속에서 신명을 그린 우조가락이 교차되면서 암울함 속에서도 품었던 희망의 불씨를 노래한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민족대표 33인의 기미독립선언서를 주제로 한 '우리는 선언하노라'는 독립을 염원했던 하나 된 마음과 굳은 의지를 선언하는 곡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경기소리와 정가, 판소리를 서로 엮어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독립을 향한 민족의 강렬했던 의지와 열기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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