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세계 경제, 침체로 안 가…반도체 회복 늦어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임 1주년 기자간담회

"현재는 기존금리 인하 논의할 단계 아니다" 못박아

"장단기 금리 역전은 시장참가자들의 일시 과민반응"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줄어들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세계 경기가 다소 둔화되긴 해도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또한 "현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기존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수출 회복 전망과 관련해선 "전문기관에 따르면 하반기 회복이 예상될 것이란 견해는 변함이 없지만 회복 속도와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일 연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도 향후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대체로 글로벌 경기가 다소 둔화되긴 하겠지만 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며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주요국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과 우리나라에서도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지난달 27일부터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는 현상에 대해선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는 반면, 경기 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일시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그는 "지난 한달간의 상황 변화를 되짚어보면 주요국의 통화정책 관련한 불확실성은 상당히 줄었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사실상 종료됐고, 유럽중앙은행(ECB)은 현 수준의 정책금리 유지를 연말까지 늦췄으며, 일본은행도 당분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현재 1.75%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며, 현재는 추가 인하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 야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금리가 실물 경제 활동을 제약 하는 수준도 아니고 (가계 부채 증가로 인한)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경계를 늦출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은이 오는 18일 발표할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 예상에 대해선 "국내 경제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져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대외 여건에서 하방 리스크가 좀 더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추가 경정예산이 이번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에 포함 되느냐에 대한 질문에 관해선 "올해 1월에 (경제성장률을) 전망할 때는 추경을 전혀 예상 안 해서 반영이 안 돼 있다"며 "지금도 추경이 확정된 건 아니며 시기와 규모, 용도를 몰라서 반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과 관련해선 "4분기 이후 반도체 단가가 상당히 빠르게 하락했는데, 아주 최근 들어선 하반기 회복이 더 후반부로 늦춰지고 회복 속도도 느려질 것이란 견해가 조심스럽게 떠올라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밝힌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 총재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을 뿐"이라며 "논의할 때는 됐는데 지금 이 시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고, 장점 못지않게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뭐랄까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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