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고점 찍었나...자사주 판 코스닥 상장사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팔고 있다. 통상 회사(대주주)의 주식 매도는 시장에서 주가 고점으로도 해석되는 만큼 향후 주가 움직임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지털대성은 최근 신규사업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자사주 100만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당 9491원, 총 94억9100만원어치를 판다.

제이에스티나도 지난달 70억3200만원 규모의 자기주식 80만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의 54% 수준으로, 절반이 넘는 규모다. 오너 일가인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대표이사도 31억원 규모의 보유주식 34만6653주를 처분했다. 특별 관계자들도 보유지분을 처분해 오너 일가에서 쏟아낸 주식(약 50억원)과 회사가 처분한 자기주식(약 70억원) 총 120억원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 풀렸다.

메지온 역시 자사주 5만8139주를 처분해 72억원을 현금화했다. 뉴로스도 62만8272주를 팔아 53억원을 확보했다. 케이엠더블유는 10만543주를 팔아 27억원을 손에 쥐었다.

상장사들이 줄줄이 자사주 처분에 나선 것은 주가가 고공행진을 한 영향이 크다. 주가에 불을 붙인 것은 '테마'였다. 디지털대성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불 지핀 사교육 열풍을 타고 연초 4400원이었던 주가가 현재 9000원대까지 올랐다. 대표 남북경협주인 제이에스티나는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에 지난 1월에만 62%나 상승했다. 수소차 관련주 뉴로스, 5세대(G) 이동통신 관련주 케이엠더블유도 단기 급등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회사가 자사주를 처분하거나 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파는 것은 악재로 통한다.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회사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주가 하락기에는 추격매도를 일으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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