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구속감ㅋㅋ' 승리 카톡방은 어디에나 있다

대학 카톡방에서 공공연히 이뤄지는 여성 품평회
일베 '여친 인증' 피의자들 "관심 받고 싶었다"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경기도의 한 교육대학교 같은 과 남학생들이 모인 단톡방,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욕설이 오간 게 알려지면서 학교 안팎으로 논란이 거세다. 제보자가 공개한 화면을 보면 한 남학생이 '휴가 때마다 XX(여학생 이름)랑 성관계하면서 군대 한 번 더 vs 대학 내내 성관계 안 하기'라는 글을 올리며 의견을 구하자, 다른 학생들이 해당 여학생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서울의 또다른 교육대학교 남학생들이 가입된 소모임 대화방, 같은 과 여학생들의 사진과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들어 올리고 얼굴ㆍ몸매에 등급을 매긴다. 이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성희롱에 가담한 남학생들의 교사임용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22일 현재 6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와 가수 정준영, FT아일랜드 최종훈 등 연예인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이들의 대화 내용은 지극히 몰상식적이다. 불법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을 재미삼아 돌려보는가 하면,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를 했다는 내용도 있다. 서로의 성관계 영상을 대신 찍어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심지어 이들은 "우리는 살인만 안 했지 구속감"이라며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범죄 행위는 비단 연예계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준영 카톡방 대화가 범죄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글쓴이가 '그 정도 대화는 솔직히 남자들끼리 다 하는 것 같다'면서 실제 피해 여성만 10명 이상으로 확인된 해당 사건의 심각성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다.

최근 한 대학교 페이스북에 제보된 대화 내용도 충격적이다. 역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한 남학생이 여자친구와 싸웠다고 말하자 또다른 참여자가 '한국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의미로 '삼일한'이라고 응수한다.

얼마 전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사이트에 자신의 여자친구 사진을 몰래 찍어 자랑하듯 올린 사건도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사건에 연루된 13명 가운데 6명은 실제 자신의 여자친구 사진을 게시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범행 동기에 대해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태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삐뚤어진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종의 가학 심리"라며 "다 같이 범행을 하다 보니 본인들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등 죄의식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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