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세션 신호' 美장단기 국채금리 역전되나…불과 5bp차, 2007년 이후 최소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국채금리가 밀착되며 '경기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역전현상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3개월 만기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2007년 이후 최소 수준까지 좁혀졌다. 양대 긴축정책을 모두 중단키로 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이 투자자들의 경기악화 우려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1일(현지시간) 2.52%를 기록하며 201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3개월물(2.47%)과의 스프레드는 5bp(1bp=0.0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2007년 8월 이후 최소치다.

이는 전날 Fed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감안해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매각 등 양대 긴축정책을 접겠다고 밝힌 여파로 해석된다. FT는 "장단기 금리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경기둔화의 신호"라며 "Fed가 전날 금리인상 횟수 전망을 낮추며 이 같은 우려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장단기 국채 모두 전날 큰 폭의 하락세에 따른 반발 매수 수요도 쏠렸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향후 3개월물과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될 것이란 전망도 잇따른다. BMO 캐피탈 마켓은 "3개월물과 10년물의 수익률곡선이 의심할 여지 없이 위험하다"고 내다봤다. Fed의 정책변화에 민감한 3개월물 국채 금리는 이미 2년물 금리(2.40%)와 5년물 금리(2.33%)를 웃돌고 있다. 2년물과 10년물 간 국채 스프레드는 지난해 10월 34bp에서 12월 10bp까지 좁혀졌다가 최근 12bp 안팎을 기록 중이다.

그간 미국에서는 경기침체가 발생하기 이전마다 장단기 국채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뒤집히는 현상들이 확인돼왔다. 미래 경기악화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이 장기물로 몰리면서 단기물 금리는 상승하고 장기물 금리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특히 3개월물과 10년물 국채 스프레드는 경기침체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라고 샌프란시스코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마이클 바우어는 평가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나란히 상승 마감한 가운데 섹터별로 은행주만 유일하게 하락, 장단기 국채 금리 추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그대로 확인시켰다. 일반적으로 채권시장과 증시는 함께 움직이지 않지만 금리차가 수익과 직결되는 은행주에는 여파가 불가피하다고 FT는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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