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지리산 북방산개구리 첫 산란일 10일 빨라져

국립공원공단 모니터링 결과 발표…"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변덕스러운 겨울 날씨로 산란일 변동폭 커져…개체 수 감소 우려

2019년 국립공원 북방산개구리 첫 산란일 조사결과/출처=국립공원공단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리산 북방산개구리 산란일이 작년보다 10일 빨라졌다.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일이 일정치 않으면 곤충 등 먹이가 되는 다른 종의 출현 시기와 어긋나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다.

24일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 일대에 사는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시기를 관찰한 결과, 지난해 3월1일보다 10일 빠른 2월19일에 첫 산란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공단은 기후변화에 따라 국립공원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2010년부터 구룡계곡 일대에서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

북방산개구리 산란시기를 관찰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감지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북방산개구리 암컷은 1년에 1개의 알덩이를 낳는다. 알덩이 수만 파악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개체군 변동을 추정하는데 용이하다. 기후변화에 의해 산란시기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개체군의 크기가 변하는지 등 다양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공단에 따르면 지리산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일은 최근 5년간 2월에서 3월 초까지 약 한 달 가까운 변화 폭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3월4일, 2016년에는 2월16일, 2017년에는 2월6일, 2018년 3월1일에 첫 산란이 관측됐다.

지리산국립공원 구룡계곡 첫 산란일 10년간 변화

연구진은 산란일이 일정하지 않은 이유를 기후변화로 인해 해마다 변덕스럽게 변하는 겨울철 날씨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의 2010년~2019년 기온자료 분석 결과도 1월 평균기온이 10년 전에 비해 2.7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산란시기로 볼 때 월악산에서 2월 중순을 시작으로 소백산·치악산은 2월 중∼하순, 설악산은 3월 초순 경 북방산개구리가 산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북방산개구리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산란일의 변동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산란일이 일정하지 않으면 곤충 등 먹이가 되는 다른 종의 출현 시기와 맞지 않아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지난해부터 지리산을 비롯한 설악산, 치악산, 소백산, 월악산, 월출산 등 7개 국립공원에서 자원활동가, 야생생물보호단, 지리산사람들, 수원환경운동연합, 제주양서류생태연구소와 협력하여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시기를 관측하고 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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