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서 제값받기 나선다…판매 인센티브 대폭 줄여

현대차, 작년말 미국 판매 인센티브 전년비 10% 감소
'인센티브 축소=시장서 상품성 인정' 의미
지난해 싼타페·코나 등 신형 SUV 출시로 수익성 개선 기반 마련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법인의 판매 인센티브를 줄이는 등 '제값받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전년보다 줄였고, 기아차는 재고 주기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대차의 미국 판매법인 인센티브는 전년 대비 10% 줄어든 대당 2798달러를 기록했다. 연말 기준 해당 인센티브가 줄어든 것은 2011년 말 이후 7년 만이다. 최고치(3220달러)를 기록했던 2017년 5월과 비교하면 1년6개월여 만에 무려 13%가 줄어든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연말은 소위 '밀어내기' 전략으로 남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판매 확장 정책을 펴는 기간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연말 인센티브를 대폭 깎으면서 판촉을 위한 추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인센티브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는 판매 딜러에게 별도로 지급하는 마케팅 비용을 삭감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것으로,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제값'에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출시된 코나, 신형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강화 등 신차 효과가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2월 미국 판매를 시작한 코나는 지난해 4만7090대 팔리면서 액센트, 아이오닉 등 기존 모델을 앞섰으며 7월 출시된 신형 싼타페는 매월 1만대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총 12만3989대가 팔렸다.

기아차도 지난해 7월 대당 4300달러를 웃돌았던 인센티브를 연말에는 3389달러로 21%나 줄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6% 줄어든 수치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시장에 대형 SUV 텔루라이드, 신형 쏘울, B세그먼트 SUV, 신형 K5 등 4종의 신차 출시를 준비함과 동시에 판촉비를 줄이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신차 효과와 동시에 재고관리의 효율화도 개선됐다. 지난해 초 5.1개월이었던 기아차의 미국법인 판매 재고 주기는 12월 3.3개월까지 짧아졌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018년 연간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지난 4분기 미국시장 위주로 손실 비용을 줄이면서 판촉 부문에서 수익성 개선의 단초를 마련하는 노력을 해왔다"며 "인센티브를 효율화하는 펀더멘털 개선 노력을 이어왔으며 올해(2019년)에도 이 부분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미국 인센티브 비용 하락세가 의미있게 확산되고 있다"며 "재고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올 1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체 미국 자동차시장 판매를 전년 대비 1.4% 줄어든 1700만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올해 북미 지역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3% 증가한 149만6000대로 잡았다. 현대차가 1.6% 늘어난 88만6000대, 기아차가 3.4% 증가한 61만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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