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재절벽]이재용의 호소 '5G코딩 20배 많은데 인력은 태부족'

4차 산업혁명 주요 분야 2022년까지 신규 SW기술 인력 3만명 이상 부족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김철현 기자] "5세대(5G) 통신장비는 스마트폰보다 20배 더 많은 소프트웨어(SW) 코딩을 해야 하는데 인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기업도 노력하겠지만 정부도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지난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낙연 국무총리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W 전문인력 수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 배석했던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의 발언은 매우 전문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이 부회장은 "스마트폰의 경우 3000만 코딩 라인이 필요한데 비해 5G 통신장비는 6억 코딩 라인을 해야 한다. 20배의 코딩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스마트폰의 20배에 해당하는 5G통신장비 기술을 정교하게 설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실제로 우리나라가 오는 3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5G 기술은 기존 4G 대비 더 정교한 SW 기술이 필요하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하는 5G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에러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SW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정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올 하반기 문을 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웨어(SW)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등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 먹을거리로 평가 받는 분야에서 신기술 확보는 고사하고 'SW인재 절벽'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증강ㆍ가상현실 등 4개 4차 산업혁명 유망 분야에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신규 SW기술 인력 3만1833명의 부족이 예상된다. 대학원 이상의 고급인력 부족 현상은 인공지능 7268명, 클라우드 1578명, 빅데이터 3237명, 증강ㆍ가상현실 7097명으로 전망됐다. 이는 게임, 인공지능, 블록체인, 5G 등 특정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부상할 때 마다 체계적인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기보다 당장 부족한 SW 인력을 '돌려 막기'하는 데 급급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발표된 '2017 SW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SW 신산업 인력 조달 방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존인력 재배치'로 88.4%에 달했다. 대기업은 97.5%가 기존 인력을 다시 활용해 신산업을 준비한다고 답했다.중국으로의 인재 유출도 우리나라가 SW인재 절벽에 내몰린 원인으로 풀이된다. AI 분야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국내 연봉의 몇 배를 제시하며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최대 IT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는 "현재 AI 연구자 및 실무자는 30만명에 불과하지만 시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수백만명에 달한다"고 공개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으며, 바이두의 장야친 총재 역시 지난해 AI 인재 10만명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블록체인 기반 행정서비스 제작 업체 거번테크의 김종원 대표는 "인재가 있으면 평양에라도 가서 데려오고 싶은 심정"이라며 "블록체인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등 구 소련 지역 국가까지 방문해야 하나 싶다"고 했다.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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