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률 50년만에 최저지만…'고임금 vs 저임금' 격차 심각

한국은행 美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 지적 美 중임금 취업자수 감소세…양극화 심해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미국 노동시장의 실업률은 3.9%까지 떨어졌지만 임금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실업율을 1969년 3.5% 이후 최저수준이지만, 임금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밑도는 것이 문제다. 13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중임금 부문 취업자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고임금 및 저임금 부문의 비중이 확대되는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이 미국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7년까지 전체 취업자수 증가를 고임금 및 저임금 부문에서 주도한 반면 중임금 취업자수는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2000년에서 2007년까지 연 평균 임금상승률은 3.3%지만 2015년에서 2018년까지는 2.4%에 그쳤다. 이는 중임금 부문 취업자수 비중이 감소하고 고임금 및 저임금 부문이 늘어나는 현상 탓이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가계소득의 주요 원천인 임금의 불균형적 분포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소득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08년에서 2017년까지 전체 취업자수 증가(연평균 0.6%)는 고임금(1.8%) 및 저임금(1.7%) 부문에서 견인했다. 이에 반해 중임금 부문은 회복이 지연되면서 취업자수가 동 기간중 0.2%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업종 내에서도 중임금 부문이 고임금 부문과 저임금 부문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며 "고임금일수록 임금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부문간 임금 격차 확대를 통해서도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에서 2017년 중 연평균 임금상승률은 하위(25%) 1.5%, 중위 1.7%, 상위(25%) 1.9%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광범위하게 이뤄진 일자리 구조조정 때문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자동화, 오프쇼어링 등을 통해 중간 숙련 일자리를 전략적으로 감축했다"며 "이에 따라 중임금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 비중이 낮은 서비스업으로 대규모 노동 이동이 초래됐다"고 전했다. 2008년에서 2010년 중 전체 일자리 감소(-809만명)의 대부분을 중간숙련(-513만명) 과 저숙련(-261만명) 부문이 차지했다. 이어 "디지털 혁신 등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따라 전문인력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고숙련 노동수요가 증가한 것도 양극화의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고임금 및 저임금 부문의 비중이 높은 의료 및 요양 서비스업이 고령화 진전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은 산업 및 인구구조가 유사한 대부분 선진국에서 공통되게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라며 "디지털 혁신 등 산업구조 변화가 임금 불균형 심화로 나타나지 않도록 양질의 중간 숙련 일자리 창출이 긴요하며 저임금 취업자들에 대해 기술교육 등을 지원하는 한편 사회안전망 보강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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